웅장한 스케일… 살벌한 대결… 넋잃은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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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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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박람회 ‘G★2009’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
엔씨소프트-CJ인터넷-넥슨-‘블리자드’ 등 국내외 198개사 참여
‘1인 20분 체험’ 규칙에 “게임 방해될라” 도우미 치마 길이 단속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 ‘지스타2009(G★2009)’에는 총 198개의 게임 업체가 참여했다. 각 회사는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를 갖추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국제적인 게임쇼로 만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부산=최재호 기자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 ‘지스타2009(G★2009)’에는 총 198개의 게임 업체가 참여했다. 각 회사는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를 갖추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국제적인 게임쇼로 만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부산=최재호 기자

‘서릿발 칼날진…’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부스. 내년에 공개되는 스타크래프트 2탄 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되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e스포츠 전문 캐스터들이 특유의 흥분된 목소리로 경기를 중계하며 장내를 압도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쾅” 하는 굉음이 들렸다. 바로 옆 NHN 한게임 부스. 대형 화면으로 내년 대표작 중 하나인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 ‘테라’ 홍보 영상이 흘러나왔다. 화려한 영상, ‘서라운드’ 입체 음향이 더해지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가 다급하게 외쳤다. “야, 빨리 볼륨 키워! 지면 안 돼!”

26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진행된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 ‘지스타2009(G★2009)’. ‘뷰티풀 게임 오션’이라는 부제는 ‘낭만’일 뿐 개막과 동시에 행사장은 살벌한 암투장으로 변했다. 이육사 시인이 시 ‘절정’에서 극한의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쓴 ‘서릿발 칼날진’이란 표현이 절로 떠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그동안 진행됐던 지스타가 처음으로 지방에서 열렸다. 29일까지인 이 행사에는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 국내 주요 게임 개발, 유통업체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등 해외 업체를 포함해 198개사가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장의 팽팽한 긴장감은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견제’에서 비롯됐다. 스타크래프트2 체험관에는 사람들이 몰려 ‘1인당 20분’ 규칙을 정했을 정도. 이에 국내 업체들은 내년 공개할 대형 게임들로 맞섰다. 올해 ‘아이온’으로 MMORPG 붐을 일으킨 엔씨소프트는 차기작인 ‘블레이드 앤드 솔’과 캐주얼 게임 ‘스틸도그’ 등을 선보였다. 넥슨은 여성 게이머들을 겨냥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결합 게임 ‘넥슨별’ 공개 시연회를 열었다. 한게임은 내년 서비스 예정인 ‘워해머 온라인-심판의 시대’ 소개를 위해 개발진을 초청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게임개발업체 EA의 자회사 ‘미식엔터테인먼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폴 바넷은 “게임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도를 보면서 온라인 게임의 미래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문화콘텐츠 수출액 19억7746만 달러 중 게임 수출액은 40%인 10억9386만 달러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규모가 커진 만큼 진지한 국제적 게임쇼로 만들기 위해 업체들은 게임 자체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자정(自淨) 대상 1호는 여성 도우미들의 복장. △비키니 및 속옷 착용 금지 △상의 등 부분 3분의 2 이상 노출 금지 △하의 옆트임 금지 등의 의상 단속 지침까지 만들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업체 부스에 전기를 끊기로 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한국 게임업계의 달라진 위상은 개막식 풍경도 바꿨다. 그 전까지 개막식 중앙에는 장관 및 시장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지만 이번 개막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형오 국회의장과 함께 한가운데 한게임, 엠게임 등 업계 대표들이 나란히 자리했다.

부산=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동아일보 사진부 최재호 기자


▲ 동아일보 사진부 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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