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男으로 나오지만, 사실 난 허술男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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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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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재벌2세 사랑 그린 ‘천만번 사랑해’의 정겨운

홍진환 기자
홍진환 기자
SBS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는 가난 때문에 대리모를 해야 했던 한 여자 고은님(이수경)과 이 사실을 모른 채 이 여자를 사랑하는 재벌 2세 백강호(정겨운)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지적 속에서도 주연 배우들의 사랑 연기가 시청자의 공감을 받으면서 20%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 정겨운(27·사진)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한없이 헌신적이며, 능력 있고 성격까지 따뜻한 ‘완벽한 남자’의 전형으로 나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를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라고 표현했다.

―인기를 느끼나.

“미니홈피에서 반응을 보면 예전보다 좋은 말이 더 늘었다. 만나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이 전해 듣는다. 방송에서 점점 비중도 많아지고 작가 선생님도 ‘오늘 방송 좋았다’는 문자를 보내준다.”

―극중 백강호와 실제 성격이 비슷한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제일 잘 맞는다. 촬영장에 놀러간다는 느낌으로 찍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촬영해도 행복하다. 전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다.”

―이전 인터뷰를 보면 한 여자를 오래 못 만난다고 말한 구절이 있던데….

“인연을 못 만나서 그런 것 같다. 한 여자를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면보다는 꽉 막히지 않고 활발한 모습들이 실제의 나랑 많이 닮았다.”

이제 곧 극중에서 그는 고은님과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 후 고은님이 대리모 경험이 있고 그 아이가 백강호 형의 아이라는 사실들이 밝혀진다. 그에게 “실제 결혼한 상대방이 대리모 경험이 있다면 어떨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사실 대리모라는 선택은 대리모를 구한 쪽이나, 지원한 쪽이나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입양을 할 수도 있는 건데, 자기 핏줄에 대한 욕심이 섞여 있는 거니까…. 하지만 실제의 나라면 (대리모를 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다. 가족들의 반대는 있을 것 같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단순하게 생각할 것 같다.”

―데뷔 이후 돈이 많고 무언가 사연이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구는 없나.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작품도 멜로인데 시트콤처럼 재미를 섞으려고 감독님하고 상의해 대본을 바꾸기도 했다. 앞으로는 배고프거나 마초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물질적으로만 배고픈 게 아니라 사랑도 절실하게 하는 그런 역할 말이다.”

그에게 연기자로서 장단점을 물었다. “장점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외모는 나는 좋은 얼굴이라고 생각 안 하는데, 주위에서는 ‘다양한 얼굴’이라고 하더라. 단점은 많은데…. 발음도 안 되고, 대본을 요새는 잘 외우는데 예전에는 못 외워서 손으로 써가면서 외웠다. 아, 그리고 발이 크다. 사이즈가 290이라서 다양한 신발을 못 신는다.(웃음)”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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