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0곳 3분기 실적 집계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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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영업익 32% ↑ 순익 163% ↑ … 금융위기前 수준 회복

IT-자동차 주도 작년대비 첫 반등
4분기 환율 하락-원자재 상승 부담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 1분기는 56%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4분기에도 지속되느냐다. 전문가들은 4분기엔 환율 효과가 사라지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성장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34개사 중 비교 가능한 570개사의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19조2718억 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32.55%, 순이익은 19조2747억 원으로 163.30% 늘어났다.

코스피 상장기업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7조8360억 원에 그쳤지만 2분기 13조9983억 원, 3분기엔 19조 원대로 올라서며 한국 기업들이 위기 국면에서 빠르게 탈출했음을 보여 줬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8.49%로 지난해 3분기 6.22%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올해 3분기까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소비가 늘어나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실적 개선을 주도한 업종은 전기전자와 자동차였다. 전기전자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8305억 원으로 2분기보다 136.57%, 작년 3분기보다 268.93% 급증했다. 자동차가 속한 운송장비업종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3.15% 줄어들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09.01% 늘었다. 금융업도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20.54%, 작년 3분기보다 77.96% 증가해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 줬다.

10대 그룹 계열사의 매출액은 126조618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6%, 영업이익은 11조2332억 원으로 29.72%, 순이익은 12조3926억 원으로 120.17% 늘었다. 특히 그룹별 실적은 업황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전 분기 대비 그룹별 순이익 증가세를 보면 포스코가 철강업 회복에 힘입어 158.70% 늘어났다. 전기전자와 자동차의 선전으로 삼성(55.08%)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32.24%)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환율 부담을 안고 있는 항공운송업체는 3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됐다. 한진그룹은 2분기에 이어 적자가 이어졌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적자로 돌아섰다.

한편 코스닥 기업들은 순이익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경기회복에 따른 국내 매출 증가와 환율 효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법인 중 분석 가능한 854개사의 3분기 순이익은 8109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02.81% 급증했다. 매출액은 19조4502억 원으로 5.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624억 원으로 3.39% 줄었다.

문제는 4분기에도 3분기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지금까지와 달리 4분기는 영업 환경이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수출기업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연말 마케팅 비용, 상여금 등 각종 비용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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