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가 빠르다고? 설렁탕 3분이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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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한촌설렁탕(왼쪽)과 한식덮밥 다물은 주문한 뒤 3분이면 한 끼 식사를 식탁에 올린다. 사진 제공 한국창업전략연구소
한촌설렁탕(왼쪽)과 한식덮밥 다물은 주문한 뒤 3분이면 한 끼 식사를 식탁에 올린다. 사진 제공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완제품 형태로 가맹점 공급
창업시장 ‘스피드 업종’ 인기

“설렁탕이 햄버거보다 빨리 나오더군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프랜차이즈 설렁탕 전문점인 한촌설렁탕(www.hanchon.kr) 서울 성수점을 운영하는 이태현 씨(39)가 설렁탕 전문점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스피드였다. 창업 전 사업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른 매장을 방문한 그는 주문 후 3분이 채 지나기 전에 음식이 나오는 것을 봤다. 손님들의 식사 시간도 10∼15분 남짓이었다. 그는 “설렁탕이 패스트푸드”라며 “점심 1시간 동안 한 개 테이블에 평균 손님 세 팀이 와서 점심을 먹고 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빠른 설렁탕의 비결은 본사 공장에서 90% 조리된 상태로 배송되는 육수와 고기에 있다. 매장에서는 필요한 양만큼 육수를 데워서 고명을 얹은 후 손님상에 내기만 하면 된다. 전문 주방장이 필요 없고 조리와 서빙 속도도 빠르다.

이처럼 최근 소규모 창업 시장에서는 스피드 업종이 인기다. 음식, 상품을 제공하는 속도가 빠르면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속도를 높이는 데는 한촌설렁탕처럼 음식을 거의 완제품 형태로 만들어 지점에 배송하는 ‘원팩’ 혹은 ‘쿡리스 시스템’과 조리 기기·설비를 맞춤 제작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일본 정통 면요리 전문점 ‘하코야’(www.hakoya.co.kr)는 슬로푸드인 일본 정통면을 인스턴트 라면처럼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원팩 시스템을 선보인다. 규동 소스, 라멘육수는 물론 야채류,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재료가 한꺼번에 한 팩에 담겨 배송된다.

한국식 국수와 덮밥을 파는 ‘다물’(www.noodlerice.co.kr)도 양념장과 육수, 덮밥소스, 면 등을 원팩 포장해 매일 가맹점에 배송한다. 밥도 완제품 형태로 가맹점에 공급되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오면 평균 3분 내에 고객 식탁에 내놓을 수 있다.

즉석에서 삼각김밥을 만들어 파는 수제 삼각김밥 전문점 ‘오니기리와 이규동’(www.gyudong.com)은 자체 개발한 삼각김밥 기계를 이용해 제조 시간을 단축한 케이스다. 프라이팬을 이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삼각김밥을 구워 낼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붕어빵 굽듯이 간편하게 조리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시간이 별로 없는 손님이라면 음식 제공시간이 빠를수록 만족도가 높아지고 점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도 줄어 든다”며 “주문 후 3, 4분 이내에 음식이 나와야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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