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엘피다의 반격… 대만 반도체 4개사와 ‘동맹’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삼성전자-하이닉스에 도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3위이자 일본 1위 기업인 엘피다메모리가 대만의 반도체 업체 4개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D램 왕국’ 한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수요가 크게 줄면서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세계 반도체 시장은 한미일 3국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엘피다는 10일 세계 6위인 대만의 화방뎬쯔(華邦電子)와 업무제휴를 맺고 내년 하반기부터 D램을 공동 생산하기로 했다. 엘피다가 회로선폭 65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급의 소형첨단 D램 생산기술을, 화방뎬쯔는 생산설비를 각각 제공해 엘피다의 제품을 위탁 생산한다. 이에 앞서 6일 엘피다는 대만의 또 다른 반도체 대기업 마오더커지(茂德科技)와 공동 생산 및 기술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엘피다는 2003년부터 업무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리징반다오티(力晶半導體), 엘피다가 64%를 출자한 루이징뎬쯔(瑞晶電子) 등 대만 기업 4곳과 함께 연합군을 형성하게 됐다. 엘피다 연합군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올해 4∼6월 매출액 기준으로 21.4%로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34.1%)와 하이닉스반도체(21.7%)를 바싹 추격하게 됐다.

주목할 점은 공급 과잉과 수요 급감으로 요동치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 D램 시장 재편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최근 대만의 대형 반도체 기업 2개사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대만, 일본-대만 연합군의 협공에 놓이게 된 셈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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