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KOREA]“세계의 소비자 지갑을 연다” 유통업계 과감한 ‘레벨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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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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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쇼핑
30돌… ‘세계 톱 10’진입 위해 글로벌 쇼핑시장 개척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롯데쇼핑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려는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글로벌 전략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점포 1호점을,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에 2호점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스크바점은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사례이자 동양권에서 서양권으로 진출한 첫 번째 백화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베이징점은 한국 백화점으로서는 첫 번째 중국 진출이다. 롯데는 이를 거점으로 향후 중국 내 여러 도시와 아시아 시장으로 점포를 확장해갈 계획이다.

중국 2호점은 2011년 상반기 톈진(天津)에 열 예정이다. 톈진점은 롯데백화점이 중국에 단독으로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또 2013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면적 1만4094m²(약 4263평), 지하 5층∼지상 65층 규모로 ‘하노이 시티 콤플렉스’도 짓는다. 여기에는 백화점 이외에도 호텔, 오피스, 레지던스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의 해외 진출도 백화점 못지않다. 2008년 말 베트남 호찌민에 롯데마트 1호점을 열었고 올해 말까지 2호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또 중국의 대형마트 체인 ‘타임스’를 최근 인수했다. 비교적 뒤늦게 중국 시장에 뛰어든 롯데마트는 타임스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2개 점포를 신설하고 중국 마크로 8개 점포를 인수해 총 10개 점포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타임스 인수로 중국 내 점포를 75개로 늘려 이마트를 점포 수에서 53개 차이로 따돌렸다. 이로써 롯데마트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14위에 오르며 중국 내 유통대전에 합류했다. 늦어도 2012년까지 중국 내에서 ‘톱 10’에 진입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이외에도 인도네시아에 점포 19개를 운영하고 있는 등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해 유통산업의 수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인도 진출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인도의 소매시장 규모는 300조 원 정도로 추정되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매년 30% 이상 신장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06년 11월 인도에 주재원을 파견했고 2008년 1월 자본금 9억3750만 원 규모의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현재는 기초적인 시장조사 단계에 있지만 뉴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등 인구 1000만 명 이상 대도시를 타깃으로 용지 확보 등 적극적인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신세계
3년내 백화점 10개·마트 160개 등 점포망 구축한다


1997년 당시 신세계 이마트는 국내에 전국을 통틀어 9개 점포, 해외에는 중국에 단 1개 점포만 갖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09년 10월 현재 국내에 126개 점포, 중국에 22개 점포를 운영하는 한국 최고의 대형마트로 자리 잡았다. 2007년부터는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건전한 재무구조와 수익구조를 갖춰 국내 유통업계 중 최초로 2005년 신용등급 ‘AA+’를 기록했다. 또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A―, 무디스로부터 A3를 얻어 글로벌 유통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신세계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과감하고 빠른 결단’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 1300억 원으로 전국 핵심 상권에 이마트용 용지를 싸게 확보했다. 이를 통해 2, 3위 업체와 격차를 계속 벌려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신세계의 주력을 백화점 사업에서 대형마트로 전환시키는 밑바탕을 마련했다. 신세계는 또 구조조정을 통해 비주력사업인 금융사업에서 철수했고 카드사업부문, 빌딩관리부문, 그래픽 및 디스플레이부문 등을 아웃소싱으로 전환하고, 백화점의 자사브랜드(PB) 사업을 정리하는 등 핵심역량을 강화하며 성장 동력을 키웠다.

1997년 매출액 1조5000억 원이던 신세계는 2006년에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며 7배에 이르는 성장을 보였다. 96억 원 수준이었던 순이익은 2007년에 5006억 원으로 약 50배 성장했다. 1996년 1955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던 것에서 2004년에는 410% 증가한 9962억 원으로 부가가치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고용인원은 4100명에서 2만 명으로 늘어났다.

신세계는 2012년까지 국내 백화점 10개, 대형마트 160개, 중국 내 대형마트 70개 이상의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으로 매출 25조1000억 원을 달성하고, 2012년 글로벌 유통기업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화점 부문에선 단순히 매장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고객들에게 품격과 가치를 제공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백화점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마트 부문은 국내 1위를 발판삼아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 국내 점포의 경우 2013년까지 170여 개로 늘리는 한편 이마트 자체브랜드(PL·Private Label) 상품의 개발을 꾸준히 진행해 유통업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상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이마트의 경우 현재 22개점에서 2013년 88개의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시작으로 매년 1개 이상 개점 ‘공격경영’


현대백화점은 특유의 ‘뚝심’을 바탕으로 위기 극복은 물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서울 미아점, 2002년 목동점을 연 뒤 2003년 경기 부천시 중동점을 마지막으로 신규 백화점을 열지 않고 ‘체력’을 비축해 온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복합쇼핑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개별 사업자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업자가 공동으로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규모 복합쇼핑몰 개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말 부천 지역의 복합쇼핑몰을 네덜란드계 투자금융회사인 ING그룹으로부터 26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몰의 백화점을 1800억 원에 매입하면서 공격 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8월에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현대백화점 ‘유플렉스’를 서울 신촌에 개점하고, 기존의 현대백화점 신촌점을 새로 단장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부터 매년 1개 이상의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을 개점하는 등 공격 경영을 본격화한다. 2010년 8월 열 예정인 현대백화점 일산 킨텍스점의 경우 용지 면적이 149만6282m²(약 45만3419평)에 이르는 매머드급이다. 이곳은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홈플러스, 영화관, 전시장, 회의장, 아쿠아리움, 차이나타운 등이 들어서는 대형 복합쇼핑몰이 될 예정이다.

2011년에는 대구 중구 계산동에 백화점, 영화관 등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 이곳은 대구의 동서축 도로인 달구벌대로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구의 유일한 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과 직접 연결돼 교통 접근성과 유동성이 대구에서 최고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2012년에는 연면적 11만5700m²(약 3만5000평) 규모로 충북 청주의 대농 터에 복합쇼핑몰을 만들 계획이다.

2013년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용지에 백화점을 개점하고, 2014년에도 광교신도시의 복합쇼핑몰인 광교파워센터에 백화점을 세운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에도 연면적 13만2200m²(약 4만 평)의 대형 백화점을 충남 아산신도시에 만든다. 아산신도시 배방지구는 고속철도 천안아산역과 연계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내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개씩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을 여는 현대백화점은 2015년이 되면 최소 17개의 백화점 점포를 보유하게 되고, 매출액도 8조8000억 원에 달해 지난해 매출인 4조3800억 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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