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KOREA]뜨거운 쇳물처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용틀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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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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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 미래로 달린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올해 3분기(7∼9월)에 분기 영업이익 1조 원대를 회복한 포스코의 위기극복 키워드는 ‘열린 경영, 창조 경영, 환경 경영’이다.

이 회사의 정준양 회장은 “지금의 불황은 이제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롭고 심각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기업 환경에 적응하려면 다른 글로벌 철강업체들이 갖지 못한 강한 적응력과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열린 경영은 고객사, 협력사, 직원의 신뢰와 협력 없이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고 보고 상호 교감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업무를 고객사인 현대중공업 방문으로 시작했고 직원과의 조찬간담회 등을 도입했다.

창조 경영은 선진기업의 모방을 벗어나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올 9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직원의 창의력 향상을 위한 놀이공간 ‘포레카(POREKA)’를 개관해 경제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창조 경영은 원가절감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저가(低價) 원료를 고로에서 사용할 때 발생하는 슬래그(쇳물 찌꺼기)를 줄이는 아이디어 등으로 올해 원가 절감 규모가 당초 9584억 원에서 1조2955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환경경영을 강화하며 파이넥스와 같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신기술 개발에 앞장섰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수소환원제철법을 연구하는 등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포스코는 기업문화 혁신 외에 미래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철강 수요가 급감해 설립 후 첫 감산을 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과감하게 올해 7조 원 수준의 국내외 투자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1조8000억 원을 들여 연간 생산량 200만 t 규모의 후판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내년 7월 이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의 후판 생산량은 연간 700만 t 이상으로 늘어나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또 베트남에 5억28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120만t 규모의 고급 냉연강판 공장을 준공하고, 멕시코에 자동차용 아연도금 냉연강판 공장을 준공하는 등 해외 생산기지도 확충했다.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에서 철강 원료, 티타늄을 생산키로 해 원료 확보를 통한 안정적 성장기반을 다지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 초대형 역사로 재도약 디딤돌 마련”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많은 철강업체가 설비투자를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상황에서도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건설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내년 1월 쇳물 생산을 목표로 충남 당진군에서 ‘제1고로’ 건설의 마무리 단계 공사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올해 12월 후판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내년 초 제1고로의 화입(火入)에 이어 4월 종합 준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회사 측은 경기 회복기에 맞춰 일관제철소를 본격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려움을 긍정적인 자세로 대처하며 수출 시장을 확대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자는 의지가 강하다. 이와 같은 도전은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 가동과 함께 성취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인수합병으로 성장의 기틀을 다졌고, 제철소 건설기에 불황을 맞았지만 가동 시점에 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도약하는 역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제철은 고로 가동에 앞서 해외시장에서 열연 강판에 대한 품질을 인정받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 초에는 세계 2위의 송유관 제조업체인 인도의 웰스펀과 연간 10만 t의 열연강판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 일관제철소 가동과 함께 생산되는 고로 제품의 해외 수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또한 미주 지역에 집중되던 열연강판 수요처를 인도, 동남아 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철도레일 생산 부문에서도 각국의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현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과 중동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연간 15만 t 규모의 수출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시트 파일(토목공사용 물막이 재료)도 해외 SOC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등 8개국에 신규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초대형 선박엔진 및 풍력발전기의 소재가 되는 150t급 대형 잉곳(쇠로 만든 틀)도 개발했다.

현대제철은 또 일관제철소 가동에 맞춰 지속적인 자동차용 강종(鋼種)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12년까지 열연강판과 후판 분야에서 총 225종의 강종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 현대하이스코와 협력하는 그룹사 간 공동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철강업체보다 개발 속도와 품질에서 앞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동국제강▼
“인천제강소 투자는 철강업계 새 표준 만드는 쾌거”

동국제강은 글로벌 경기불황이 지속된 지난해와 올해에도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9월 인천에 4700억 원이 투입되는 친환경 제강소 본공사에 돌입했는가 하면, 최근 완공됐거나 완료가 임박한 경북 포항 중앙기술연구소, 충남 당진 후판공장에서는 호황에 대비한 기술 개발과 시제품 생산이 한창이다.

동국제강 측은 “인천제강소 투자는 철강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는 인천제강소 공사는 기존의 제강소를 최첨단 친환경 제강소로 바꾸기 위한 것이다. 쇳물을 녹이는 데 필요한 신개념 120t 친환경 전기로를 도입하고 기존의 노후 설비는 모두 없애게 된다.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은 높이면서도 이산화탄소나 분진 발생은 크게 줄일 수 있는 설비다. 동국제강은 “이를 통해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는 철강사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포부”라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인천제강소를 지역과 융합한 친환경 철강 사업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동국제강은 철강 생산의 중심을 일반강에서 고급강으로 옮기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단추로 동국제강은 이달 9일 경북 포항에서 중앙기술연구소 준공식을 갖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과 원천기술 확보에 들어갔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연구개발 설비에만 11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며 “연구소 내에는 100여명의 석사급 이상 연구 인력이 상주하며 철강 연구개발(R&D)역량을 키워나가게 된다”고 전했다.

동국제강은 연구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진, 인천의 신규 공장에서 열가공제어압연(TMCP)후판, 열처리 후판, 고장력 철근, 친환경 전기로 제강공법 등 고부가가치 철강과 제조 기술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달 20일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시제품을 생산한 당진 공장은 연산 150만 t의 생산능력을 갖춘 조선용 후판공장으로 동국제강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총 9264억 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국내 최대 광폭 규격인 4800mm폭의 후판을 생산하게 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있는 후판 시장에서 연간 1조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중국 등 후발 주자와 차별화를 이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동국제강은 현재 연간 600만 t의 철강생산 체제를 내년 750만t, 2012년 850만 t으로 키워 55년간 이어온 한국 최초의 민간 철강사 자부심을 지켜간다는 포부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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