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휴대폰으로 전화도 건다고?

  • 입력 2009년 10월 15일 17시 24분


(박제균 앵커) 요즘 드라마 선덕여왕의 등장인물들이 출연하는 한 이동통신 업체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일이 전화와 문자전송, 시간보기라는 유신랑의 말을 듣고 다른 인물들이 그를 비웃는다는 내용입니다.

(김현수 앵커) 실제로 요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는 사람이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뉴스팀 나성엽 기자와 최근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 업계 동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나 기자, 정말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거는 것보다 다른 기능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까?

(나성엽 기자) 휴대전화 사용자 중에는 전화 기능을 사용하는데 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다른 부가 기능에 사용하는 소비자는 실제로 많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음성통화보다 문자 메시지 사용량이 훨씬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요, 제 주위 성인들 중에도 휴대전화로 음성통화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습니다. 그런 사용자들에게 휴대전화는 더 이상 통신수단이 아니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로 사진촬영, 동영상촬영, TV 시청은 이미 오래전부터 가능했었고, 인터넷 망과 연결해 PC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메일 체크는 물론, 각종 서류를 전달받아 검토하기도 하고 영화와 음악 감상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한 내비게이션 업체가 휴대전화 전용 내비게이션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휴대전화를 차에 꽂아 놓고 길을 찾는 운전자를 찾아보는 것도 이제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박 앵커) 휴대전화 하나면 정말 모든 게 가능한 것처럼 들리는데요, 그렇다면 이제 휴대 전화 외에 다른 기기, 예를 들면 MP3 플레이어나 PMP 같은 제품은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나요?

(나 기자) 네, 아직까지는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 휴대전화의 기능이 다양하지 않았고, MP3플레이어나 아이팟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하기 전부터 컨버전스에 대한 논의는 있어왔습니다. 컨버전스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컴퓨터와 IT기기의 모든 기능이 하나의 단말기에 통합된다는 의미인데요, 과거에는 컨버전스 기기로 PDA와 휴대전화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습니다. PDA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휴대전화는 화면이 작고 저장 공간이 없기 때문에 휴대전화 기능을 갖춘 PDA가 컨버전스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전화가 PDA의 기능을 갖추고 컨버전스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두 기기 모두 컨버전스의 중심에 서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MP3플레이어나 포터블미디어플레이어, 노트북, 전자사전 등 휴대용 IT기기의 종류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앵커) 휴대전화 하나만 들고 다니면 될 것 같은데요, MP3 플레이어나 전자사전 같은 별도의 모바일 기기를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 기자) 한마디로 편의성 때문입니다. 휴대전화에도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지만 가장 크다는 휴대전화의 화면이 3.5~4인치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7인치 화면이 보통이 내비게이션의 시원한 화면을 보면서 골목길을 찾아야 하는 운전자는 똑 같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MP3 플레이어나 PMP, 전자사전 역시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영화나 음악 감상, 단어검색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특유의 기능 때문에 꾸준히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정우 대리 / 아이파크몰

"요즘 전자제품들은 겹치는 기능이 상당히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무선인터넷이나 동영상, MP3 재생, 그리고 게임 기능 등이 기본적으로 다 들어 있고요. 그러다보니까 소비자분들은 본인이 우선적으로 여기는 제품 위주로 구매를 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박 앵커)휴대전화나, MP3플레이어와 같은 모바일 기기들의 경쟁에 최근 노트북 컴퓨터도 뛰어들었다죠?

(나 기자) 요즘 '돼지코'가 필요 없다는 노트북 광고 많이 보셨을 겁니다. 짧은 시간 밖에 사용 못하던 노트북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시켜 노트북도 휴대전화처럼 들고 다닐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가방이나 핸드백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트북 역시 크기는 더욱 줄이고 사용시간을 늘리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울트라 모바일 PC의 약자인 UMPC의 경우 4인치나 7인치 정도 작은 스크린에 엄지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르게 돼 있어 사용하는 모습이 얼핏 보면 휴대전화 같기도 합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컴퓨터는 갈수록 덩치를 줄여 휴대전화를 닮으려 하고, 휴대전화는 점점 크기를 키워 컴퓨터를 닮으려고 하는 경향이 최근 뚜렷이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유선전화가 무선전화의 영역을 넘보는 특이한 서비스도 최근 선보였습니다. KT가 20일 시판할 예정인 'QOOK & SHOW'(쿡&쇼)는 실내에서는 인터넷전화, 실외에서는 휴대전화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컴퓨터와 전화, 또 전화와 전화간, 전자사전과 MP3플레이어 등이 서로의 장점을 닮으려고 하는 노력이 계속되다 보면 언젠가는 단 한 개의 기기로 통합될 날이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박 앵커) 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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