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인텔 효과’ 재현되나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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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株 모처럼 강세… 지수 상승 이끌지는 미지수

미국 인텔이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인텔 효과’가 재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 세계 컴퓨터(PC) 출하량 증가를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 때문에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인 인텔의 실적에 따라 전 세계 주가가 출렁이는 일이 잦다. ‘인텔 효과’ 또는 ‘인텔 쇼크’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인텔의 실적발표에 주목한다.

인텔은 3분기 순이익이 18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억1000만 달러)보다 7.5% 줄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액도 93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102억 달러보다 8.1%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매출총이익률이 57.6%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3분기 매출 실적은 시장의 수요 회복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인텔의 4분기 매출 예상도 시장전망치를 웃돌았다.

한동안 주춤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텔의 깜짝 실적 발표를 신호로 14일 국내 증시에서 3500억 원어치 넘게 순매수에 나섰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20.16포인트(1.24%) 오른 1,649.09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59% 상승한 76만9000원, 하이닉스는 0.97% 오른 2만800원, 삼성전기는 1.82% 뛴 10만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들 반도체와 PC부품 종목의 강세를 이끈 배경에는 시장전망을 뛰어넘은 인텔의 실적이 있었다.

그러나 인텔 효과로 정보기술(IT) 종목들이 주도주에 복귀해 지수 상승을 이끌지는 아직 미지수다. IBK투자증권 이가근 연구원은 “7월에 인텔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과 3분기 예상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4분기 인텔의 예상 실적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IT주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해석돼 주가가 오르고 있다”면서도 “IT주가 전 고점 부근까지 한 번 더 오를 수는 있지만 계속 오르긴 힘들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오르면 PC업체들이 주문량을 줄여 가격을 낮출 수 있어 내년 실적은 예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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