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광주 45%-경남 36% 줄었다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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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물량 감소속도 수도권 추월
“중대형 해소 안돼 일시적 현상 그칠수도”

대구 수성구 상동에서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 아파트 분양을 담당하는 동일토건 김규천 분양소장은 최근 큰 시름을 덜었다. 앓던 이처럼 남아 있던 미분양 물량이 9월 한 달 동안에만 100채가량 팔려 나갔다.

올해 4월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는 전체 1411채 가운데 분양률 50%를 좀처럼 넘기지 못했다. 7, 8월을 합쳐 90채도 못 팔았지만 9월 들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흐름을 타고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해 분양률 60%를 넘겼다.

○ 광주 미분양 작년 말 절반으로 줄어

수도권의 신규분양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골칫거리였던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수도권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분석한 월간 미분양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8월 말까지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는 20.4% 감소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13.2%)의 감소 폭을 웃돌았다.

광주의 미분양은 지난해 12월 1만2384채에서 8월 말 현재 6799채로 45.1%나 줄었고 경남도 올해 초와 비교해 7000여 채(―36.0%)가 줄어 서울(―21.2%)보다 빠른 속도로 미분양이 감소하고 있다.

지방 미분양 해소의 일등 공신은 정부에서 내놓은 한시적인 양도소득세 감면안과 건설사들이 파격적으로 제시한 각종 혜택이다.

동일토건은 미분양을 털기 위해 7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계약금 20%를 납부하면 바로 입주할 수 있고 중도금 이자는 회사 측에서 최대 2년간 대신 납부해 주기로 했다. GS건설의 광주 수완 자이도 신규 계약자들에게 분양 대금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의 대출이자를 할인해 주고 발코니도 무료로 확장해 주고 있다. 광주 수완 자이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 단지 입주를 알아보다가 같은 돈이면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분양조건을 문의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 건설사들 미분양 해소 마케팅 총력전

지난 2, 3년간 분양가 상한제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지방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도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상당수 실수요자는 상대적으로 노후한 기존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알짜 미분양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 동일토건 김 소장은 “대구 지역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입주 후 시세차익까지 기대하는 계약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내년 초까지는 미분양을 다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분양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미분양 해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지 내 학교 유치를 약속하거나 학원을 입점시키기도 한다. 태영건설은 경남 마산시 양덕동의 메트로시티 데시앙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단지 내에 종로엠스쿨과 페르마수학 등 유명 학원을 유치하고 입주민에 한해 수강료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지방의 미분양 감소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몇 년간 지방의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실거주 목적의 소형 아파트 미분양이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며 “그러나 중대형 미분양 감소가 더딘 데다 경기 상황에 따라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않을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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