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3분기 이후 실적은?

  • 입력 2009년 9월 24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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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한국 대표기업들의 실적은 3분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위기 때 살아남은 '승자의 효과'와 더불어,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기 자체도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삼성전자, 포스코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 3000억 원,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3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 내년 1분기로 갈수록 환율 효과가 사라지면서 기업들의 실적 잔치도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시가총액 상위 41개사(금융회사 제외)의 실적 전망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6.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순이익도 같은 기간 159.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분기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이 때보다도 실적 전망이 높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본사 기준)은 지난해 3분기의 2.3배 수준인 2조3621억 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해외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기준으로는 3조~4조 원까지 예상하는 증권사가 많다. 삼성전자의 경우 D램 가격이 연초보다 70% 이상 오르면서 반도체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데다 휴대전화 가전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력사업부문의 영업환경이 모두 호전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자동차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3분기의 3배 이상 수준인 386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가 강점을 가진 소형차의 매출이 해외에서 증가하고 있고, 내수에서도 노후차 교체 세제 지원 등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9786억 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작 1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올 2분기에 비하면 엄청난 실적 개선이다.

이밖에도 한국전력이 흑자로 돌아서는 것을 비롯해, LG전자(40.7%) 현대모비스(23.8%) LG화학(27.5%) 현대중공업(80.2%) 등 시가총액 10위권 기업들이 줄줄이 지난해 3분기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했다.

다만 실적 잔치가 연말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가 과도하게 높은 면이 있다"며 "특히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경우 환율 효과가 사라지고 일본 등 해외경쟁사들의 추격이 시작되면 4분기가 3분기만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500대 상장사의 올 3분기 영업익 합계는 17조9273억 원으로 올 초부터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올 4분기(17조4350억 원), 내년 1분기(16조9557억 원)로 갈수록 오히려 감소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3분기를 지나면 4분기 2조 500억 원, 내년 1분기 1조9200억 원 등으로 다소 주춤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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