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학자’ 부엌가구 사장님, 해장국집 토크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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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에넥스 사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 인근 된장비빔밥집에서 특판팀 직원 5명과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에넥스
박진호 에넥스 사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 인근 된장비빔밥집에서 특판팀 직원 5명과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에넥스
박진호 에넥스 사장, 직원들과 조찬 회동
“현장 목소리 반영해 명품가구회사 발돋움”

부엌가구로 잘 알려진 가구회사 에넥스의 박진호 사장(47)은 23일 오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회사로 출근하자마자 회사 근처 된장비빔밥집으로 향했다. 특판팀 직원 5명과 약속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올해 3월부터 매주 수요일 아침을 직원들과 함께 먹는다. 박 사장이 직접 현장에 있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면서 직원들에게 제안한 것. 그가 직원들과 즐겨 찾는 ‘조찬 회동’ 장소는 회사 인근 해장국집이나 된장비빔밥집, 샌드위치 가게 등이다. 사내(社內)에서는 ‘해장국집 토크(talk)’라는 별칭이 붙었다.

“건설 경기가 부진한 탓에 가구업체들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장국집 토크를 시작했죠.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이제야 본사 직원 절반 정도와 식사 한 끼를 한 것 같습니다.”

박 사장은 사실 통신위성개발 사업을 담당하던 우주공학자 출신이다. 에넥스 창업주 박유재 회장의 차남인 박 사장은 1987년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기계공학과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5년 KT에 입사해 위성사업단 선임연구원으로 활약했다. 이어 1996년부터 무궁화3호 위성 발사 실무책임을 맡기도 했다. 에넥스에는 2002년 합류했다.

박 사장은 우주공학자 출신이란 이색 경력을 사업에도 잘 활용했다. 그는 2006년 가구업계 최초로 접착제를 쓰지 않는 수성도료 ‘워터본(Water Borne)’을 선보이며 친환경 가구회사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성격, 행동유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그에 맞는 맞춤형 가구를 제공하는 학생가구 브랜드 ‘위젬버(Wizember)’를 시장에 내놓아 화제가 됐다.

“가구는 첨단 과학인 동시에 예술입니다. 우주공학을 공부했던 엔지니어의 경험을 살려 세계적인 명품 가구회사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입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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