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의 컬러 마케팅이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엔 제품 색상을 다채롭게 내놓는 정도에 국한됐던 ‘색(色) 마케팅’이 이제 매장 인테리어에서 직원 유니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적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검은색 비누가 등장하는가 하면 많은 브랜드가 회사의 ‘상징색’을 통일해 제품 이미지 창출에 나섰다.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는 최근 9가지 색상을 갖춘 스프레이식 화장수 ‘딥씨워터’를 내놨다. 흔히 화장수는 투명한 용기에 담는 게 보통이지만 이 회사는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등 9가지 종류의 원색 병에 제품을 담았다. 슈에무라 측은 “제품 매출도 매출이지만 9가지 컬러를 매장 전면에 배치해 개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할 수 있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생기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상식을 깨는 ‘이색 컬러 제품’도 있다. 닥터자르트에서 생산하는 검은색 비누와 마스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블랙콜 미네랄 솝’은 국내산 참숯을 함유한 제품으로 완전히 어두운 검은색 비누다. 남성용 마스크인 ‘포 맨 블랙콜 마스크’도 검은색으로 출시돼 일반적으로 흰색이 대부분인 시트 타입 마스크 사이에서 눈에 띈다.
브랜드 자체를 한 가지 색으로 통일하는 경우도 많다. 약국에서 시작한 화장품 브랜드인 키엘은 매장을 흰색으로 꾸미고 직원들도 약사처럼 하얀색 가운을 입고 손님을 맞는다. ‘키엘=하얀색’의 공식을 만드는 것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성들이 자주 찾는 에뛰드하우스도 매장 인테리어에서 직원 유니폼까지 모두 화사한 핑크색으로 꾸며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