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속 창업 필요한건 뭐? ‘다이어트 정신’

  • 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3분


“초기투자-고정 비용 줄여라”
무점포-테이크아웃 방식 인기

바깥세상은 여름이지만 창업시장은 아직도 ‘겨울’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창업한 점포는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지금 같은 시기에 큰돈 들여 창업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꼭 창업에 나서야 할 사람들이 마냥 개업을 미룰 수는 없는 일. 이럴 때 ‘창업 다이어트’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창업컨설팅업계에서는 무점포 창업,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원 활용 등을 통해 ‘기름기’를 빼면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불경기 창업이 가능하다고 본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창업시장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며 “점포비를 줄여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고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를 해볼 때”라고 말했다.

○ 점포 없이 일해보자

창업할 때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부분이 점포 임차료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점포 없이 개업하거나 점포 임차료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업종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점포 없이 사무실 하나로도 창업할 수 있는 서비스 업종이 떠오르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 만화지역정보지인 ‘투니콜’을 운영하고 있는 이혁기 사장(42)은 올해 총 4500만 원을 들여 사업을 시작했다. 라이선스 비용 4000만 원에 사무실 보증금 500만 원이 초기투자금의 전부다. 투니콜은 무료 지역정보지로 지역 업체 광고를 만화로 게재한다. 업종의 특성상 중심부에 큰 점포를 둘 필요가 없어 임차료를 크게 줄였다. 이 사장은 “상권이나 점포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 사업을 찾아보면 창업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인건비 줄이고 프랜차이즈 본사 지원 받아야

서울 구로구에서 요리주점 ‘오뎅사께’를 운영하는 박기범 씨(31)는 33m² 규모의 점포를 아내와 단둘이 운영한다. 남편은 주방, 아내는 매장을 맡아 인건비 지출 없이 매달 1000만 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운영이 가능한 것이 바로 ‘쿡리스(Cookless)’ 시스템 덕분. 본사에서 대부분의 재료를 80% 이상 조리한 진공 포장팩으로 공급받기 때문에 포장을 뜯어 볶거나 끓이는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 요리가 완성된다. 또 도시락 전문 프랜차이즈인 ‘한솥도시락’처럼 손님이 직접 찾아와 제품을 들고 나가는 테이크아웃 방식을 채택한 창업도 인기다. 이와 같이 본사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창업비용 절감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아예 가맹비를 면제해 주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늘고 있다. 퓨전구이전문점 ‘온더그릴’은 신규 창업자에게 가맹비 및 교육비를 면제해 준다. 또 가맹점주가 직접 매장 내부를 시공해 공사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치킨전문점 ‘위너스치킨’ 역시 500만 원에 이르는 가맹비와 교육비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창업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이런 부분도 꼼꼼하게 챙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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