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4개월째 임단협 갈등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6분


사측 ‘706명 정리해고’ 신고서 제출

임금 단체협상 문제로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대규모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했다. 18일 노동부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17일 광주지방노동청에 전체 직원의 17.9%에 해당하는 706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신고서를 보냈다.

금호타이어는 신고서에서 인력 감축 이유로 △경영 악화 △누적적자 확대 △손익구조 악화에 따른 공장 운영 규모 축소와 이에 따른 잉여인력 발생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 시 30일 전까지 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해고 예정일은 다음 달 16일.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는 정리해고 기준에 따른 개인별 근무성적표를 전 직원에게 보냈다. 사측은 10일부터 희망퇴직자를 모집했으나 신청자는 2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5월부터 임단협을 벌여왔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자 노조는 지난달 1일부터 파업 및 태업을 벌여왔다. 노조는 △기본급 8만7709원 인상 △지난해 추가성과금 및 올해 성과금 협의 △설비투자 이행, 국내공장 경쟁력 확보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 동결 △지난해 추가성과금 지급 불가 △복리후생 중단 등 6개항을 제시하며 사측 제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를 실시하겠다고 밝혀왔다.

노조 측은 “(정리해고는)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라며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투쟁 수위와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애초부터 정리해고가 목표는 아니었는데 노조가 협상 타결을 계속 거부해 한계점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사태는 노조집행부 선거와 맞물려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차기 노조집행부 구성을 위한 선거는 다음 달 2일이다. 또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개입 정도에 따라 사태가 커질 수도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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