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대북사업 언제라도 재개” 회장님 맞이 분주

  • 입력 2009년 8월 12일 18시 34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 체류가 하루 더 길어진데 대해 현대그룹과 현대아산 직원들은 그 배경을 분석하면서도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평양에 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체류 연장은 면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2일 오전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의 김정숙 해군대학을 시찰했다는 소식도 좋게 보고 있다.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의 면담이 11일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양측의 '의견 차이'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준 것 아니냐는 것이 현대측 시각이다. 현대아산의 협력업체 등 대북(對北) 사업을 하는 다른 기업들도 대체로 기대감을 보였다.

●'회장님' 맞을 준비로 분주한 현대아산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11일에 이어 12일에도 개성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현대아산 측은 "조 사장이 13일 개성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현 회장 일행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11일 오후 늦게까지 사무실을 지켰던 현대아산 직원들은 이날도 북한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야근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현대그룹 임원진이 방북해 북측 고위층과 면담을 하더라도 세부 일정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북측의 통보를 기다리는 일이 많았다"며 "현 회장과 관련해서도 언제 어떤 통보가 날아올지 몰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의 일부 직원들은 대북 사업 관련 문건을 내부적으로 다시 점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회사 측은 "억류된 A씨가 현 회장과 함께 귀환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 사장도 임직원들에게 "현안 돌파와 생존을 위해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 사업 다시 시작되나" 기대도

일단 현대아산은 대북 사업 재개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A씨 석방 뿐 아니라 관광 사업 재개의 성과를 얻어올 경우 1개월 내에 관광 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금강산 현지 시설은 당장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아산 협력사들도 "현 회장이 '선물'을 들고 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금강산 관광지구에 진출한 29개 회사들의 모임인 '금강산발전협의회'의 안교식 회장은 "현 회장의 방북이 남북 경협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협력사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만간 금강산 관광 재개 승인이 나더라도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금강산 관광의 중단 이유가 관광객 피격 사건이었던 만큼 관관객 모집이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현대아산 협력업체 대표는 "북한 관광이 재개 된다고 하더라도 적지않은 협력업체들이 경영상 심각한 어려움에 놓여있어 당장 예전 같은 활기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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