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클릭 줄어드는 NHN ‘불안한 미래’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2분기 순익 1032억… 소폭 늘었지만 비용 자회사 떠넘겨
자사주 매입에 2년간 5600억… 투자보다 ‘주가관리’ 치중

“앞으로도 과거처럼 성장할 수 있는가?” “광고 클릭률이 떨어지는데 대책이 뭔가?” 4일 NHN의 2분기(4∼6월) 실적에 대한 경영진과 기관투자가들 사이의 ‘콘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대부분 NHN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다. NHN은 2007년까지 매년 매출액 기준으로 50∼60%씩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30%대였고, 올해는 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3%포인트의 비밀

NHN은 4일 매출 3026억 원, 영업이익 1299억 원, 순이익 1032억 원이라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약 200억 원 줄었는데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분기(1∼3월)보다 소폭 늘었다.

이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기계장치 구입과 감가상각비용을 자회사인 ‘NHN 비즈니스 플랫폼(NBP)’으로 떠넘긴 결과다. 2분기 NHN의 영업이익률은 42.9%, 순이익률은 34.1%지만 NBP의 실적을 합산하면 이익률은 약 3%포인트씩 떨어진다.

NHN의 지배구조를 보면 NBP로 비용을 넘긴 이유를 알 수 있다. NHN은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지분이 5.1%에 불과하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다 합쳐도 11.7%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은 48.1%고 나머지도 대부분 소액 주주여서 이익률이 떨어지고 그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면 언제든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다.

○ 불투명한 성장 가능성

이익률은 높였지만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검색광고 클릭률 탓이다. 검색광고는 사용자가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결과와 유사한 광고를 나타내는 광고라 클릭률이 높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검색광고가 범람하며 클릭률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광고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NHN 측은 클릭률 하락이 아주 소폭이라 큰 영향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의 인터넷광고업체 더블클릭에 따르면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검색광고 클릭률은 0.1% 내외다. 검색광고업체들은 0.01%의 클릭률을 놓고 경쟁한다.

게임 사업부 ‘한게임’의 사행성 논란도 부담이다. NHN의 매출 가운데 34%가 게임 매출인데 이 중 포커, 고스톱 등 ‘카드게임’이 55%다. 전체 매출의 18.7%가 사행성 게임인 셈이다. 황인준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게임 종류를 늘리고 게임 배급 사업도 벌여 카드 게임 비중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성장동력은 신사업 투자로 찾으면 된다. NHN은 3월 말 현금 보유액이 2800억 원일 정도로 투자 여력이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07년과 2008년, 자사주 매입에만 각각 약 2800억 원을 썼다.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주주 가치를 택한 것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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