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앵무새가 사람보다 잘했다

  • 입력 2009년 8월 4일 02시 59분


가상투자대회서 14.6% 수익
일반투자자 평균 -0.8%에 앞서

새가 제멋대로 고른 주식이 사람이 치밀한 전략을 세워 선택한 주식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증권 포털사이트인 팍스넷에 따르면 이 회사가 6월 25일부터 진행 중인 다섯 살짜리 파푸아뉴기니산 암컷 앵무새 ‘딸기’(사진)와 일반투자자 10명의 가상 투자대회인 ‘종목새 vs 개인투자자’에서 딸기의 수익률이 사람들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5일 마감할 예정인 이 대회에서 3일 오후(주식시장 마감 기준)까지 딸기는 14.6%의 수익률을 올리며 전체 순위에서 3위를 달리는 중이다. 반면 일반투자자 10명은 평균 ―0.8%의 수익률을 거둬 ‘새만도 못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딸기 투자’는 매주 한 번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15개 기업의 이름이 적힌 조류용 장난감 공 가운데서 물어온 공에 적힌 종목을 구입하는 방식. 딸기는 지금까지 삼성전자 메가스터디 성광벤드 등을 선택했다.

일반투자자들은 총 6000만 원 한도 안에서 주식을 자유롭게 매매했다. 이번 대회 참가자 10명 중 6명은 투자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 개미들이다. 투자 경력 10년 이상인 참가자도 4명이나 된다. 그러나 두 명을 제외한 모든 투자자가 딸기보다 뒤처졌고 10명 중 7명은 마이너스 수익률 상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2000년 7월∼2001년 5월 펀드매니저와 일반투자자 각 4명과 원숭이가 참가하는 투자대회를 개최한 결과 원숭이가 ―2.7%의 수익률로 각각 ―13.4%와 ―28.6%의 수익률을 올린 펀드매니저와 일반투자자를 눌렀다. 팍스넷 증권컨텐츠팀 정연대 부장은 “이번 투자대회의 결과는 단기투자에서도 잦은 단타매매보다는 우량주를 구입한 뒤 일정 기간 계속 보유하는 투자 전략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