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최악 시나리오로 가나

입력 2009-07-21 02:57수정 2009-09-2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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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사태 안끝나면 조기파산 가능성 우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이 두 달가량 이어지면서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법원이 쌍용차의 법정관리(법인회생절차)를 폐지하고 파산 절차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다. 이달 7일에는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이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최근 쌍용차의 존속가치가 파산가치보다 낮아진 게 아닌지 재조사할 것을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쌍용차 파산설’에 기름을 부었다.

이러한 소문에 대해 쌍용차 법정관리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판사 고영한)는 2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미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쌍용차에 대해 회생계획안이 제출되기 전에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 선고를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일단 회사 측에 9월 1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내라고 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쌍용차의 파업 사태 추이를 지켜보자는 게 법원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속된 파업으로 쌍용차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쌍용차의 회생 절차가 최종 인가가 나기 전까지는 사정에 따라 회생 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파업이 장기화돼 회사 측이 회생계획안을 제대로 짤 수 없어 계획안 제출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또 파업 손실로 청산가치가 높아져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법원은 쌍용차 회생 절차에서 손을 뗄 수 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최근 스마트카드 제조업체인 삼테크I&C와 엔터테인먼트업체인 포이보스 등에 대해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회생계획안을 받아보기 전에 회생 절차를 중단했다.

법원이 직권으로 쌍용차의 파산을 선고하고 절차에 들어간다는 설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회사가 법정관리 과정에서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지지 않는 한 법원이 회생 절차를 폐지한 뒤 직권으로 회사를 파산 절차에 넘기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현재 법원이 설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쌍용차 노조의 전면 파업 이전인 5월 6일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1조3276억 원)가 청산가치보다 3890억 원 많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 조사 결과는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고 산업은행 등이 2500억 원 규모의 신차 개발비를 추가로 대출해 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파업 이후 이 같은 회생 조치들은 한 가지도 진행되지 않았다. 또 노조가 부분 파업을 시작한 4월 24일부터 현재까지 회사추산 생산 차질은 모두 1만1520대로, 매출 차질만 2456억 원에 이른다. 설상가상으로 쌍용차 협력업체 600여 곳의 모임인 ‘쌍용차협동회채권단’이 이달 말까지 쌍용차 파업 사태가 끝나지 않으면 다음 달 1일 서울중앙지법에 쌍용차의 조기 파산을 요청하기로 결의까지 한 상황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0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간담회에서 “쌍용차가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파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의 회생 판단 이후 지경부는 산업적 판단에 따라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노사 문제에는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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