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리銀 투자손실, 황영기 당시 행장 가장 큰 책임”

입력 2009-07-20 02:56수정 2009-09-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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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금융당국에 보고

“직무정지 수준 중징계 필요”… 내달 징계수위 확정

우리은행이 파생금융상품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낸 것은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현 KB금융지주 회장)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경영계획이행약정(MOU) 점검 결과를 예금보험공사가 금융당국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예보는 우리은행장을 지낸 박해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과 이종휘 현 우리은행장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봤다.

19일 예보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예보는 올해 초 우리은행의 2008년 4분기 실적을 분석한 직후 마련한 MOU 점검 결과를 금융당국에 보고한 데 이어 8월 중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참석하는 예금보호위원회에 그 결과를 상정해 책임소재별로 구체적인 징계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외환위기 때 8조7000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은 예보가 대주주다.

우리은행은 2005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1조62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예보는 △파생상품 투자의 상당 부분이 황 회장이 취임한 2004년 3월 이후 이뤄진 데다 △리스크 관리의 최종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다는 점을 들어 황 회장에게 직무정지 수준의 중징계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직무정지 조치를 받은 사람은 해당 징계가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5년 동안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에 취업하지 못한다.

아직 예보위 논의 절차가 남아 있어 징계 수위는 바뀔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황 회장 측은 “CDO, CDS는 2007년 초까지만 해도 안전한 투자처였다”며 “글로벌 금융회사도 예측이 불가능했던 투자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사후 평가로 책임을 묻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보는 박 이사장과 관련해 2007년 3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해 파생상품 투자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는데도 투자를 늘린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경고나 직무정지 수준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파생상품 투자 당시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 행장은 경고나 그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가 검토되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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