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용은 더 나빠질듯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하반기 경기호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인 은행권의 하반기 채용시장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은행은 아직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각 은행의 인사담당자들은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경기침체로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에만 채용을 하기로 한 국민은행은 채용규모를 지난해(210명)와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2007년까지는 상·하반기로 나눠 신입행원을 채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426명을 채용했던 하나은행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못했으나 올 상반기(122명) 수준 규모의 신입행원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250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진 우리은행도 채용규모를 200명으로 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하반기 채용인원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상반기에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따른 대규모 인턴사원 채용과 최근 무기계약직 사원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인건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의 경우 잡셰어링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임금반납을 두고 노동조합과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도 하반기 채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최근 높아지고 있는 은행 간의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 역시 대형 은행들이 인력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수합병 이후 필연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고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인력을 타이트하게 운용할 요인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 시장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채용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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