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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9일 0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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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규모 늘려 포항공장 설립
“기업 활동을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환영하는 곳에서 공장을 돌리고 싶은 마음은 기업가라면 똑같을 겁니다. 이제 포항에서 공장이 착실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지요.”
경남 창원시에 본사를 둔 중견기업이 경북 포항시의 ‘기업유치 정성’에 화답해 당초 계획보다 투자 규모를 늘려 공장을 지었다. 조선기자재와 발전 설비, 산업용 보일러를 생산하는 ㈜강림중공업의 시명선 회장(72)이 주인공이다. 이 업체는 27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배후단지(제2일반산업단지)에서 주민 등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16만5000여 m² 터에 건물 10개 규모로 지은 포항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2007년 2월 9일 포항시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는 공장 크기가 9만9000여 m²였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의 내용보다 투자 규모가 오히려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시 회장은 “2년 전 투자협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기 위해 포항시를 방문했을 때 두 번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 포항시청 입구에는 해병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박승호 시장이 승용차에서 내린 시 회장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며 영접했고, 현관까지 죽 늘어선 직원들은 꽃다발과 박수로 환영했다. 이어 협약식 장소인 대회의실에 들어가자 포항 지역 상공계 인사를 비롯해 포항시의회와 경북도의회 의원 등 100여 명이 박수로 맞이했다는 것.
시 회장이 준공식에서 “조선 관련 기업은 보통 부산이나 울산, 경남 거제 등을 먼저 생각하는데 포항에 있는 현대중공업 자회사를 찾았다가 포항의 기업 유치에 관심을 갖게 돼 공장까지 설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준공식에 참석했던 부산 북구 출신의 박민식 국회의원(44)은 “강림중공업의 포항공장 가동은 자치단체의 기업 유치와 관련해 좋은 모델”이라며 “이 사례가 잘 알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1981년 설립된 후 창원과 부산, 중국 상하이 등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우량기업. 연간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포항공장의 고용인원은 1000여 명이다. 제품의 90%를 수출하게 돼 8월 개항하는 영일만항의 물동량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 한국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던 시 회장은 영일만항에다 철강산업, 포스텍의 고급 인력 등을 활용하면 포항의 기업유치 전망은 밝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포항시는 시 회장에게 기업투자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를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포항공장과 포스코 연료전지공장이 가동한 데 이어 강림중공업의 준공으로 영일만항 산업단지가 꿈틀거린다”며 “영일만 컨테이너부두의 장점을 극대화해 해양물류산업 중심지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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