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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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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가 1,400 선을 회복하면서 원금을 회복한 펀드가 나오자 환매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단기 급등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북핵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언제 환매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전문가는 당장 필요한 돈이 아니라면 일단은 좀 더 기다려 보는 게 낫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믿음에 무조건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보유한 펀드의 수익률 회복속도는 어떤지, 보유한 펀드가 중복 투자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이달 20, 21일에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로써 이달 들어 순유출된 금액은 5042억 원으로 전달의 3450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하루에 1000억 원대의 대규모 순유출이 나타난 것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주가가 급락했던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펀드 환매가 늘어나는 것은 지수 하락을 틈타 꾸준히 추가 불입을 한 투자자는 차익 실현을, 큰 폭의 손실을 봤던 투자자는 원금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으로 환매에 나서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펀드 전문가들은 1, 2개월 사이에 필요한 돈이라면 국내 증시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환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1년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좀 더 기다려 보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환매를 하더라도 은행예금은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인 데다 부동산 투자에 나서려면 목돈이 필요해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또 투자 경험이 부족한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한 돈으로 직접투자에 나서는 것도 무리가 있다.
장기투자라는 명목아래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원금 회복 시기를 앞당기고 추가적인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증시의 하락기간에 자금을 추가적으로 불입하여 평균매입단가를 낮추고 △분산투자 효과를 재점검해 유사한 중복 펀드는 일부 정리하고 △국가별, 지역별 주식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지속적으로 포토폴리오를 관리할 것을 조언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원소윤 펀드 연구원은 “단순히 국내 주식과 채권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이들 펀드와 상관관계가 낮은 원자재 펀드를 추가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증시 하락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굳이 환매하려 한다면 순서를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삼성증권 조 연구위원은 “해외펀드의 경우 지속적인 성과가 나지 않는 일본펀드 등을 먼저 환매하는 게 낫다”며 “마지막까지 들고 가야 할 펀드로는 해외보다는 국내, 성장형 펀드보다는 가치주 펀드를 보유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