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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8일 0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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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월부터 시범지구에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시범지구 4곳은 서울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우면동,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하남시 미사동 일대로 모두 서울 강북 도심에서 12∼18km 정도 거리다. 개발 규모도 신도시급으로 대규모. 발표대로라면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15% 이상 싸게 책정된다. 입지나 주거환경을 감안할 때 대부분 1순위 마감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꼼꼼한 당첨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보금자리 시범지구 4곳에 들어설 주택은 총 6만 채로 이 중 보금자리주택은 4만4000채다. 나머지 1만6000채는 내년에 분양되는 전용면적 85m² 초과 중대형 민간아파트다. 보금자리주택 4만4000채 중 전용면적 85m² 이하 분양주택이 2만1000채고, 2만3000채는 임대아파트(10년 공공임대, 20년 장기전세, 30년 이상 장기임대)와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다.
9월에 분양되는 물량은 모두 전용면적 85m² 이하 분양주택으로 총 1만2000∼1만5000채 정도다. 임대아파트와 도시형 생활주택은 2011년경 일반 분양된다. 9월 분양 물량에는 청약저축 또는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 가구주만 청약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 1순위 마감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2011년이 돼야 1순위자가 나오는 주택청약저축 가입자는 당첨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청약저축 가입기간이 2년 이상이고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인 청약자가 1순위이고, 2순위는 가입 기간 6개월 이상에 납입 횟수 6회 이상인 청약자, 나머지는 3순위에 해당된다.
사전예약방식으로 공급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사전예약방식이란 현행 청약시기보다 1년 전에 미리 청약을 예약하는 것으로 사전예약 당시 무주택 가구주였던 사람이 본청약 단계에서 유주택자가 됐거나 스스로 예약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사전예약 당첨자는 본청약 단계에서 입주자로 확정된다. 사전예약 신청은 주택공사 홈페이지(www.jugong.co.kr)에서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4개 지구에서 나오는 여러 단지 중 입주 시기, 분양 가격, 입지 등을 비교해 선호하는 단지를 1∼3지망까지 지정할 수 있다.
예약 당첨자는 지역우선, 지망, 현행 청약저축 입주자 선정기준 순을 따져 선정된다. 가장 먼저 고려되는 지역우선을 살펴보면 시범지구 4곳 중 서울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우면동은 서울 지역 거주자에게 100% 공급된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과 하남시 미사동은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30% 범위 내에서 우선 공급되고 나머지는 우선 공급에서 떨어진 해당 지역 거주자와 수도권 거주자에게 공급된다. 국토부 측은 “지역우선 신청 자격은 현행처럼 고양시와 하남시 모두 1년 이상 거주자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지망이 고려된다. 같은 단지, 같은 순위 지망자끼리 경쟁이 붙기 때문에 예를 들어 청약저축 납입 총액이 500만 원인 2지망자와 납입 총액이 300만 원인 1지망자가 있다면 후자가 우선이다. 본인의 납입 총액 등이 낮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된다면 지구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단지 등 비인기 단지에 지망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같은 단지, 같은 순위 지망자끼리는 현행 청약저축 입주자 선정 기준인 무주택 기간, 납입 횟수, 납입 총액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국토부는 여기에 생애최초 구입자를 우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전예약에서 당첨되지 못했다면 본청약 시 나오는 잔여물량에 다시 청약할 수 있다. 총물량의 80%만 사전예약 방식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20%는 본청약 때 나오기 때문이다. 본청약 때에는 사전예약 포기자 및 부적격자의 물량도 함께 나온다. 사전예약에 당첨됐다가 포기하면 불이익이 따른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정 없이 사전예약을 포기하거나 애초에 신청 자격이 되지 않았던 부적격자 등을 가려내 과밀억제권역은 2년, 그 외 지역은 1년간 예약 신청을 제한한다.
시범지구 중 서초 우면지구와 강남 세곡지구는 그동안 서울 강남권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다. 강남권에 대한 수요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감안할 때 당첨 커트라인은 2006년 판교신도시 동시분양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남 미사지구는 올림픽대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이용이 편리하고 위례신도시와 가깝다는 것이 장점이다. 원흥지구는 분양가가 4개 지구 중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돼 자금이 부족한 수요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정부가 도심 내의 아파트를 매입해 공급하는 역세권 물량 등 추가로 공급될 보금자리주택도 있는 만큼 본인의 무주택 가구주 기간 등을 잘 따져 청약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