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환자 가정 도우려 만리장성 마라톤 완주했죠”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키스로치 아스트라제네카 사장

“한 해 암 사망자가 6만 명에 이르는 한국에 부임한 이상 어떻게 해서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한 외국계 제약사 사장이 국내 암 환자 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마라톤’ 자원봉사에 나섰다.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만리장성 마라톤’에 참가해 4시간 55분의 성적으로 완주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톰 키스로치 사장(38·사진)이 주인공. 성적도 1000여 명 중 57등. 그는 평생 한 번도 마라톤을 뛰어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1월부터 매일 2시간 동안 남산을 달렸다.

키스로치 사장이 이 마라톤에 참가한 것은 암 환자 가정 어린이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희망샘 기금’ 모금을 위해서다. 영국계 제약회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임직원의 모금액만큼 회사에서 금액을 추가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희망샘 기금을 모은다. 지금은 매달 61명의 어린이가 희망샘 기금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에 부임한 키스로치 사장은 여기에 감명을 받고 ‘마라톤 완주’로 본인만의 기금 조성에 나섰다.

그는 “암 환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뛴다니 임직원은 물론 다른 제약사 사장들까지 기금 마련에 동참했다”며 “여러 사람의 기대가 걸려 있어 힘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마라톤은 끝났지만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꼭 기금 마련에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기금 접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복지재단인 ‘아이들과 미래’ 홈페이지에서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키스로치 사장은 영국 케임브리지 출신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영국 모니터 그룹을 거쳐 2003년부터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일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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