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값 상승… 삼성-LG 글로벌 투톱 ‘청신호’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PC-TV 수요급증에 국내 생산라인 풀가동

대만 부진 속 中시장 판로 안정적 ‘콧노래’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 가운데 하나인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2분기(4∼6월) 들어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계도 생산라인을 100% 가동하는 등 ‘즐거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 TV용 32인치 패널 168달러에서 176달러로 급등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모니터용 17인치 LCD 패널 가격은 이달 초 62달러로 올해 들어 처음 60달러대에 진입했다. 노트북용 14.1인치 패널은 지난달 말 48달러에서 50달러로, TV용 32인치 패널은 168달러에서 176달러로 급등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최근 LCD 패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LCD TV가 패널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 TV용 LCD 패널의 비중은 올해 4분기(10∼12월) 처음으로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TV용 LCD 시장 규모가 수량 기준으로 지난해 1억200만 대에서 올해는 1억2000만∼1억60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LCD TV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가정의 가처분 소득이 늘고 있는 데다 올해 들어 TV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LCD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777달러보다 28.8% 하락한 553달러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올해 LCD TV의 자체 교체 수요도 처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 정부가 ‘가전하향’ 정책을 통해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보조금을 주면서 중국 농촌에서 LCD TV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점도 ‘청신호’다.

○ 대형기판 중심 생산량 더욱 늘어날 듯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삼성전자 LCD 생산라인은 2분기(4∼6월) 들어 전 생산라인의 가동률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 설비를 완료한 8-2(8세대·2200mm×2500mm) 생산라인도 곧 가동할 예정이어서 대형기판을 중심으로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 LCD사업부 송철규 과장은 “전체 시장상황이 좋아지고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신제품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LCD 생산라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며 “다만 대만 업체들이 앞 다퉈 증산에 나서면서 하반기에 다시 공급과잉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도 경기 파주시 P8(8세대) 생산라인을 예정보다 이른 3월 중순부터 가동한 데 이어 경북 구미시 P6E(6세대) 생산라인도 지난달 양산에 들어갔다. 박상배 LG디스플레이 부장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고객 주문량을 100% 채워주지는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파주와 구미의 신규 생산라인을 예정보다 앞당겨 가동했다”고 말했다.

○ 세계시장 ‘부익부 빈익빈’ 심화 전망

LCD 가격 상승과 함께 세계 LCD 시장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최근 나와 주목된다. KTB투자증권 민천홍 선임연구위원은 지식경제부 주최 IT정책연구회에서 발표한 ‘LCD 삼국지, 그 이후’ 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부터 LCD 산업에서 생산량보다 판매 구조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TV 고객군을 보유한 국내 업체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만업체들은 TV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가동률과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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