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패밀리 마케팅’ 전성시대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어려운 시기에는 역시 가족이 최고.’ 가족애를 강조한 마케팅이 최근 대세를 이루며 엄마와 아내의 마음을 강조하는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를 위해 몸에 좋은 요리재료를 권하는 CJ제일제당의 제품 광고 포스터.
‘어려운 시기에는 역시 가족이 최고.’ 가족애를 강조한 마케팅이 최근 대세를 이루며 엄마와 아내의 마음을 강조하는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를 위해 몸에 좋은 요리재료를 권하는 CJ제일제당의 제품 광고 포스터.
엄마 마음-아내 사랑 등

가족애 강조 광고 ‘부쩍’

상품이름에 ‘엄마’ 넣기도

“우성 씨∼ 밥 먹자.” 영화 출연이 무산된 남편의 축 처진 어깨 너머로 아내 ‘정원’이 따뜻하게 말을 건넨다. 보글보글 끓여 낸 얼큰한 고추장찌개가 식탁에 오르고, 남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하게 웃는다. ‘정원이의 요리는 힘이다’란 코멘트가 이어진다.

경기 불황으로 너나할 것 없이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요즘, 식품업계의 화두는 ‘가족’이다. 힘들 때는 역시 가족이 최고라는 가족애를 강조한 마케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광고에서는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 남편을 염려하는 아내의 사랑이 부각되고, 상품 이름에도 ‘엄마’와 ‘아이’가 직접 언급된 네이밍이 인기를 끈다.

청정원이 최근 내놓은 ‘힘이 되는 정원이의 요리편’ 광고는 부부애를 강조했다. 영화배우 정우성 씨가 등장하는 이 광고는 ‘사랑하는 사람의 요리로 힘을 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광고를 보고 나면 왠지 저녁 밥상에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고 싶어진다”는 주부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경기침체로 힘든 분위기 속에서 가족의 건강을 따뜻하게 전하는 내용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고추장찌개 편에 이어 앞으로도 요리의 힘을 강조하는 시리즈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프락토 올리고당’ 광고도 자녀의 건강을 강조해 엄마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특유의 깜찍함을 뽐낸 아역배우 왕석현 군과 전민서 양이 심각한 얼굴로 앉아 말한다. “어떤 엄마를 만나느냐가 중요해.” 각자의 엄마가 만든 멸치볶음을 품평회하는 자리에서 물엿이나 설탕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올리고당이 들어간 멸치볶음이 승리한다. 그리고 민서 양이 애교 섞인 얼굴로 “어머니∼”를 부른다. 이왕이면 자녀에게 몸에 좋은 것을 먹이려는 엄마의 마음을 자극하는 내용이다.

상품 이름에도 가족이 강조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초유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분유에 ‘아이엠마더’라는 이름을 붙였다. 풀무원은 자장면과 스파게티를 내놓으면서 ‘우리아이 짜장면’, ‘우리아이 스파게티’라고 이름 지었다. 롯데제과도 프리미엄 과자에 엄마의 손길이라는 의미로 ‘마더스핑거’라는 이름을 붙였다. 밀가루 대신 국내산 쌀을 쓰고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과자에 ‘엄마’라는 이름을 붙여 안전성을 부각한 사례다. ‘마더스핑거’ 겉포장에는 엄마의 모습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의 신제품 ‘유기농 설탕’과 ‘유기농 밀가루’ 포장지에도 환하게 웃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을 담는 등 제품 포장에도 가족이 두드러지고 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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