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5월경 파산보호 신청 계획”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8분



WSJ “美정부, 우량-비우량 분리해 구조조정 검토”
피아트와 제휴 통해 크라이슬러 생존모색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부족하다며 추가 재정지원을 거부함에 따라 두 업체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두 회사에 30∼60일 사이에 추가 구조조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 만큼 향후 1, 2개월 동안 노조, 채권단 등의 획기적인 양보와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이끌어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파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처럼 파산법원의 통제하에 회생의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오바마 추가 재정지원 거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우량(good)’과 ‘비우량(bad)’ 부문을 분리하는 방식의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채권단과 퇴직자 건강보험 등 최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산보호를 신청할 계획이다. GM은 270억 달러 규모 채무 중 약 3분의 2를 출자로 전환하는 내용의 협상을 채권단과 진행 중이고, 노조와는 퇴직자 건강보험 지원금 삭감 등을 포함한 손실분담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반발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어 두 회사를 ‘우량’과 ‘비우량’으로 분리한 뒤 ‘굿 GM’은 독립 기업으로, ‘굿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 자동차업체인 피아트에 매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오바마 정부의 자동차 태스크포스팀(TFT)은 이 방식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양사에 통보했으며 양사는 수개월 전부터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사령탑이 된 프리츠 헨더슨 신임 CEO도 30일 NBC 방송에 출연해 GM의 회생을 위해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계획안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파산까지 가지 않고 회사를 구조조정하길 바란다”면서 “빠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하기 위해선 채권자들과 전미 자동차노조(UAW)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M의 파산보호 신청은 5월 중순이나 하순으로 점쳐지고 있다. ‘굿 GM’은 8개 GM 브랜드 중 ‘시보레’와 ‘캐딜락’ 등 핵심만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 크라이슬러, 피아트 제휴에 합의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CEO는 30일 미 재무부가 지지하고 있는 피아트와의 글로벌 제휴의 골격에 관한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GM과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구조조정 방안을 거부한 직후 발표됐다. 미국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독자 생존이 힘드니 피아트와 제휴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라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지난해 제휴를 논의할 때는 피아트의 소형차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35%의 지분을 넘기는 방안이 검토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서는 피아트가 우선 35% 미만의 지분을 소유한 뒤 크라이슬러가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상환한 이후에도 49% 미만 지분을 갖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나델리 CEO는 “장애물들이 여전히 있지만 크라이슬러는 피아트 및 미국 정부와 밀접하게 협력할 것”이라며 “피아트와의 제휴가 일자리 보존과 연료소비효율이 높은 차량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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