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위기의 영세中企’ 살리는 부산세관

  • 입력 2009년 3월 30일 06시 30분


“회사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 관계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최근 부산경남본부세관 김종호 세관장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의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경북 경주시 외동읍 소재의 A사 대표.

외국에서 철판을 수입해 제철 및 자동차 설비를 만드는 이 회사는 1989년 창사 이래 20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던 탄탄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주 거래처의 설비투자 감소로 주문량이 크게 준 데다 원자재 수입가격이 올라 자금난이 심화돼 40명 정도 되는 종업원 월급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던 중 지난달 중순 부산경남본부세관에서 “수출실적은 있으나 관세 환급을 받은 적은 없으니 관련 서류를 보내주면 환급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안내 전화가 왔다. 원자재 수입 가공업체가 수입할 때 납부했던 세금 중 일부를 수출 후 되돌려 주는 ‘잠자는 관세 환급금 찾아주기’ 캠페인에 대한 소개였다.

요즘 전화 사기가 많아 믿지는 않았으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관련 서류를 보냈다. 그런데 보름 만인 이달 초 4억2000만 원이나 되는 돈이 회사 통장에 입금됐다. 당장 전 종업원의 4개월 치 월급이 해결됐다.

A사 대표는 편지에서 “회사가 어려웠는데 부산세관의 도움으로 큰 걱정거리를 해결했다”며 “기업경영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세관 이기홍 심사전문관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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