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임금협상 진통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은행권 노사 ‘임금 동결 - 초임 20% 삭감’ 접근

금융공기업 “우린 정부방침따라 삭감해야” 난색

금융권의 노사 간 임금 협상이 임금 삭감과 신규 채용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임금을 깎고 정원을 동결해야 하는 금융 공기업과 일반 은행의 다른 처지가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금융산업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33개 기관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반 동안 산별 중앙교섭회의를 열었다.

회의 시작 전까지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노사 양측이 기존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고 신입사원 초임을 20% 깎기로 원칙적인 의견을 모아 조기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노사 양측은 △기존 직원 임금 동결 △신입직원은 정상 급여의 80% 지급 △연차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시간외근무를 줄이는 대신 신입직원과 인턴 추가 채용 △해고 자제와 기존 고용수준 유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문을 마련했다.

하지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 공기업들이 “정부의 지침과 합의문의 내용이 배치된다”며 난색을 표명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금융 공기업들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기존 직원의 임금을 삭감해야 하고 정원도 동결돼 추가 채용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신입직원 초임 20% 삭감에 대해서도 노조 측은 “수습기간을 둬 1년만 적용하자”고 주장한 반면 금융 공기업 사측은 “임금 수준을 낮추기 위해 계속 적용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양측은 냉각기를 갖고 이견을 다시 절충하기로 했다. 후속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하는 금융 공기업과 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을 반대하는 노조 측의 주장이 팽팽해 단기간에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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