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농산물 펀드 햇살이 비스듬히…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유가 상승 가능성 커… 곡물도 장기적으로 유망 예상

‘금리는 낮고, 주식시장은 불안하고….’

최근 금리와 주가를 이용한 재테크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원자재 섹터 펀드’가 대안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금값 급등으로 금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너무 오른 금값 때문에 ‘상투’를 잡을까 두려워하는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운데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큰 원유나 농산물 쪽 섹터펀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주에 원자재섹터펀드로 40억 원, 농산물섹터펀드로 2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달 말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WTI원유파생’펀드에도 이달 6일까지 22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는 원유 생산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원자재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 등 두 종류가 있다. 원유가격 등락에 따른 수익을 그대로 얻고 싶다면 증시의 영향을 받는 주식형 펀드보다 원유 파생상품 비중이 큰 원자재 지수형 펀드가 유리하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펀드’는 전체 자산의 38%를,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파생상품펀드’는 33%를 원유 선물에 투자하고 있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식형과 인덱스형 두 가지가 있다. 최근 수익률은 인덱스형보다 주식형이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원유 펀드의 수익률은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농산물펀드의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우선 경기가 회복되면 현재 40달러대까지 하락한 유가가 원자재 중에서 가장 먼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 원유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미래에셋증권 포트폴리오기획팀의 이용규 팀장은 “원유생산 감소효과와 유가 저점을 노린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원유 관련 펀드를 저가 매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농산물펀드도 관심을 끌고 있지만 수익률은 원유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중국의 가뭄으로 밀 생산이 줄어들고,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이 감소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져 곡물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하지만 굿모닝신한증권이 낸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공급이 줄어도 재고량이 충분해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난해 유가 폭등기에는 농산물을 이용한 에탄올 등 바이오연료의 수요가 ‘애그플레이션’을 이끌었지만 유가가 하락하면서 바이오 연료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관련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단기적으로 금, 원유보다 수익률이 낮더라도 농산물은 5∼10년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원유보다 가격변동이 적어 투자 안정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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