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3월 첫 거래 조마조마

  • 입력 2009년 3월 2일 02시 59분


다우존스 7000, 코스피는 1000 선 위협

미국 뉴욕증시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3월 첫 개장일(2일)을 맞는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안정한 환율과 ‘3월 위기설’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면 코스피지수가 1,000 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9.15포인트(1.66%) 떨어져 1997년 5월 1일(6976.48) 이후 가장 낮은 7,062.9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1996년 12월 이후 최저인 735.09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서 발표하는 2월 제조업지수와 2월 실업률지수가 나쁠 것으로 보여 7,000 선 붕괴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증시도 미 증시의 영향으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환율이 불안한 가운데 상승 모멘텀이 없는 증시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 코스피지수가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1,000 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미 금융주들이 하락하면 국내 금융주도 약세 기조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미 금융회사들의 추가부실 문제와 국유화 방식에 따라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하락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미 상업은행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4월 말 미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장된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가 외풍에 자유롭지 못한 천수답 장세를 벗어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가 과거에도 3월에는 약세인 때가 많았고 ‘3월 위기설’의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은 점도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국유화라는 최후 카드를 뽑음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을 국유화하면 고객들이 안심하고 예금을 맡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 주도의 대출이 늘어나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은행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부실자산 처리가 빨라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번 주 발표되는 한국의 2월 경상수지가 소폭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 상승폭이 제한되면 국내 증시에는 그나마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당분간 미 은행 국유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증시가 하락하겠지만 한 달 정도 시간이 흐르면 금융기관에 신용보강이 이뤄져 유동성이 재개되면서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증시가 회복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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