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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11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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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이 확정되면 숨 가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1강 3중'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세계 1위 삼성전자에 이어 하이닉스반도체와 엘피다 진영, 미국 마이크론 및 대만 난야 연합군 등 3개 세력이 추격하는 형태다. 지분 교환 등 구체적인 통합경영 내용은 추후 협의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대만을 방문 중인 사카모토 유키오(坂本幸雄) 엘피다 사장은 11일 중 대만 당국 및 반도체 3사와 큰 틀에서 통합에 합의한 뒤 올해 안에 필요한 절차를 끝낼 방침이다.
일본 당국이 엘피다의 공적자금 지원 신청을 받아들일지와 이번 통합건의 전제가 된 대만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통합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엘피다는 렉스칩의 주식을 갖고 있으며 파워칩과는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프로모스는 자력 생존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엘피다 진영이 연합 체제를 갖추면 하이닉스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엘피다와 대만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지난해 1~9월 누적기준으로 22.6%에 이르러 단숨에 하이닉스(19.1%)를 따라잡고 2위에 오르게 된다. 반면 최근 발표된 미국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의 4분기(10~12월) 잠정실적 기준으로는 하이닉스가 20.8%로 엘피다 진영의 19.3%를 약간 웃돈다.
마이크론(4위)도 합작회사 메이야의 파트너인 난야(6위)를 통합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17.8%(4분기 잠정 기준)까지 올라가 언제든지 2위 다툼에 가세할 수 있다.
일-대만 메모리 연합의 출범에 대해 국내 업체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40나노(1nm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성공해 엘피다 진영에 비해 확실한 기술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출혈경쟁이 끝나 D램 공급과잉 문제가 개선되는 등 업계 전체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20% 안팎의 대형 경쟁사가 생긴다면 우리에게도 상당한 긴장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통합 이후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이는 D램 가격 반등 국면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장기적인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인 만큼 엘피다 진영의 시장점유율이 우리보다 높아져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