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한국기업 담합 제재 임박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美이어 조사 강화… 삼성전자-대한항공 등에 과징금 물릴듯

삼성전자와 대한항공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국제카르텔(국제 담합) 규제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D램 가격 담합 혐의를 인정하고 EU 산하 반독점기구인 유럽경쟁위원회(EC) 측과 유죄 합의 또는 혐의 사실 인정을 전제로 한 ‘합의(settlement)’ 형식으로 조만간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는 2005년 삼성전자가 미국 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선(3억 달러·약 4140억 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두 달 내에 액수가 결정돼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7년 미 법무부로부터 항공 화물 및 승객 운임 담합 혐의로 3억 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받은 대한항공에 대한 조치도 머지않은 것으로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대한항공은 EC 측으로부터 담합 입증 증거 등을 포함한 심사 보고서를 2007년 12월 발부받았으며 지난해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반론 기회 등이 주어진 심판 절차(hearing)를 끝낸 상태다.

국제교역분쟁을 맡고 있는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심판 절차가 끝나고 수개월 뒤 최종결정이 나온다”면서 “어떤 형태든 유럽 당국의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C 측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TV 브라운관(CRT)을 생산하는 일부 국내 기업의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EC의 과징금 부과 움직임은 ‘경쟁법 역외조항’을 적용한 것으로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자국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역외 적용이란 한 나라의 영역이나 관할권 밖에서 이루어진 반(反)경쟁 행위에 대해 피해를 본 현지 당사국이 자국의 법을 적용해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미국 경쟁당국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국제담합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동아닷컴 주요기사

- 화왕산 억새태우기 대보름 행사 ‘참변’…관광객 4명 10m 성벽 추락-질식사

- 민주 ‘丁 - 鄭 싸움’ 불붙나…‘덕진 재선거 출마’ 놓고 신경전

- 최고가 땅 245억…‘부동산 로또’ 조상땅 찾기 몰린다

- 노래바에 아가씨가 없다고…술 취한 손님 女주인 강제추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