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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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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있다. 모두가 움츠릴 때 시장 개척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이들 기업은 최근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30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던 중견기업 쿠쿠홈시스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매출 규모를 기대하고 있다. 쿠쿠홈시스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자 브랜드 ‘쿠쿠’를 출시한 뒤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국내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납품이 끊기면서 존폐 위기에 처했던 쿠쿠는 ‘전기압력밥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트렌드를 주도했다. 천연곱돌로 만든 ‘내솥’을 가열해 차지고 구수한 밥맛을 살려내는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차진 밥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기호에 맞춘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높은 시장점유율과 기술력 덕분에 경기 변동 같은 외부 요인에 잘 흔들리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 역시 한국의 온돌문화에 맞는 ‘스팀청소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기존 판도를 바꾼 사례로 꼽힌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일반 진공청소기 시장이 대세였다. 하지만 한경희생활과학은 ‘스팀청소기’라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면서 청소기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이 회사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1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 뛰어든 음식물처리기 부문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스팀청소기, 스팀다리미 등 기존 주력 분야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7월에 출시한 새로운 스팀청소기는 11월까지 월평균 43%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스팀청소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다.
2002년 국내에 처음 ‘스무디’라는 기능성 건강음료를 선보인 뒤 2년여에 걸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시장 개척 노력을 했던 스무디킹. 이 회사는 지난해 100억 원 정도였던 매출이 올해 80%가량 증가한 1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4분기(10∼12월)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60% 정도 매출이 증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성완 스무디킹 사장은 “최근에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유명 커피전문점에서도 스무디를 메뉴에 추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 개척 브랜드로서의 안정적인 시장 선점 효과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