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에 기업들 장부상 손실 속출

  • 입력 2008년 12월 9일 03시 00분


외화부채 회계처리 달러로 표시 검토

금융위원회 “한시적 적용”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는 하락)함에 따라 장부상의 평가손실이 급증한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회계 처리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8일 “많은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가 실적이 양호한데도 환율 상승 때문에 원화표시 외화부채의 규모가 커져 올해 연말결산에서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향후 일정 기간 달러 등 외환으로 빌린 부채를 원화로 환산하지 않고 외화 금액만 표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외화부채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돼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막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장기간에 걸쳐 나눠 갚을 달러 채무까지 원화로 환산해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하는 해운업종 등에 도움이 된다. 항공 철강업종에도 외화부채가 많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정보는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을 1500원으로 가정할 때 12월 결산 1676개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 기업의 외화 환산 손실은 14조340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9월 말의 손실 11조5400억 원(원-달러 환율 1200원 기준)보다 2조8000억 원(24%) 늘어난 것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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