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 어린이 매장 또 생겼네”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3시 03분


불황이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에인절산업’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토이저러스 월드점 개장을 하루 앞둔 27일 토이저러스 직원들이 막바지 개장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의 수입 아동용품 편집매장 ‘블루메’. 사진 제공 롯데쇼핑
불황이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에인절산업’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토이저러스 월드점 개장을 하루 앞둔 27일 토이저러스 직원들이 막바지 개장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의 수입 아동용품 편집매장 ‘블루메’. 사진 제공 롯데쇼핑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쇼핑몰. ‘토이저러스’ 한국 4호점(월드점)이 문을 여는 이곳에서 직원들이 마무리 진열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토이저러스는 세계 23개국에 직영점 1300여 개, 프랜차이즈 점포 200개를 둔 글로벌 완구 유통 회사다. 한국에서는 롯데쇼핑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2800m²(약 800평) 면적의 이 매장에는 원래 서점이 있었으나 매출이 부진하자 롯데쇼핑은 이곳을 장난감 전문 매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

‘에인절 산업’ 불황 몰라… 새 브랜드 속속 선보여

어린이 자선냄비 - 그림대회 ‘키즈마케팅’도 활발

어린이를 겨냥한 ‘에인절산업’은 불황에도 강하다는 산업계의 속설을 적용한 셈이다. 김지웅 토이저러스 월드점장은 “롯데백화점, 롯데월드 등 주변 상권(商圈)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세계 프랜차이즈 매장 중 매출 1위도 노려 볼 만하다”고 말했다.

○ ‘천사’를 잡아라

통계청은 올해의 유망 소비자(블루슈머)로 외둥이 황금시대의 ‘골드 키드’를 꼽았다.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 저출산 시대의 풍속도다.

올해 초 롯데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독일 유아용품 편집매장 ‘블루메’는 개장 이후 매달 매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지난달 매출이 전달에 비해 25% 늘어날 정도다.

값비싼 해외 유아용품 브랜드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오케이베이비’의 유아용 안전모자 ‘노샥’은 6만9000원의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영국 브랜드 ‘37도(degrees)’는 우주복 소재로 쓰이는 ‘스마트 아웃래스트’ 섬유로 만들어졌다.

특별한 것을 선호하는 부모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도 있다. 어린이 도서 전집을 판매하는 ‘기탄교육’은 어린이 도서를 상시 판매하지 않고 1000질 한정 수량을 2, 3개월에 한 번씩 예약 받아 판매하는 ‘한정 수량 판매’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 사이에서 ‘구하기 어려운 교재’로 입소문이 나면서 대부분 판매 수량이 매진되고 있다.

○ 키즈 프렌들리 마케팅 활발

어린이를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는 ‘키즈 프렌들리(Kids Friendly)’ 마케팅도 활발하다. 어린이를 통해 부모를 자극해 호감을 얻을 수 있고 미래의 잠재 고객을 겨냥한다는 의미도 있다.

독일계 주방용품회사인 ‘휘슬러’는 5년째 아이들 눈높이에서 기부를 할 수 있는 ‘어린이용 자선냄비’를 구세군에 기증해 오고 있다. 연말 자선의 기쁨을 어린이들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외식업체 ‘빕스’는 서울 강남권 지역 8개 매장에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그림대회를 개최해 1000원씩 받는 참가비 전액을 CJ나눔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CJ나눔재단은 이 기부금을 소외 어린이·청소년 교육에 사용한다.

대기업들도 ‘키즈 프렌들리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하우젠오븐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간식 레시피’ ‘우리밀 베이커리 시식’ 등 안전 먹을거리를 강조한 ‘우리 아이 사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지난달부터 ‘어린이를 지켜주세요’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