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은행들 中企외면… 全위원장 뭐하나” 질타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혼쭐난 금융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금융위기에 대한 각 부처의 대응과 관련해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고 14일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유망 중소기업들을 은행이 지원해 줘야 하는데 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위는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공무원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대한 대통령의 불만은 9월 15일(현지 시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조금씩 커졌다. 대통령이 “흑자 도산이 없게 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중소기업 등에 대한 은행들의 지원을 독려했지만 건전성이 악화된 은행들이 몸을 사리면서 기업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금은 어느 정도의 ‘관치(官治)’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간 출신으로 시장친화적인 전 위원장의 장점이 지금 같은 때에는 오히려 약점으로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이 절반이 넘는 시중 은행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섣불리 이들을 압박하다간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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