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만 쳐다보는 美 자동차 빅3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7분


실적 최악인데 부시 정부 지원 미뤄… “1년내 부도 위험” 발동동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체 ‘빅3’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 SOS를 요청할 태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가 오바마 당선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는 이유는 지난주 최악의 판매 실적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저리 융자나 소비자에 대한 세금혜택 등의 지원 조치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업계로서는 오바마 당선인의 취임 전에 급한 불이라도 끄기를 바라겠지만, 현실적으로 부시 행정부는 자동차 문제보다는 금융위기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정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급해진 업계는 일단 17일 소집되는 의회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3일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의 하원의원들과 만나 자동차 산업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GM과 포드 측은 지난달 의회가 승인한 250억 달러의 지원책 이행 방안을 놓고 부시 행정부와 협의 중이다.

하지만 정작 지원책을 담당한 에너지부는 실제로 자금 지원이 이뤄지는 데에는 6∼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혀 하루가 급한 자동차 업계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GM은 합병 협상을 벌이는 크라이슬러의 유휴 공장을 폐쇄하고 인원 구조조정을 하는 데 100억 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결국은 자동차 업계 지원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 넘길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빅3’ 중 한두 회사가 1년 안에 부도 위험에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GM은 몇 달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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