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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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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재무건전성 따져 매입을
최근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최대 10조 원가량 매입하기로 한 데 이어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로 은행들의 자금 조달 사정이 나아지면서 은행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의 자금사정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채권시장에서 은행채 금리도 하락(채권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회사채보다 신용등급 면에서 안전하면서도 절대금리 자체가 높아진 은행채에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부진한 실적으로 고민하는 은행들의 사정을 감안하면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 매력 높아진 은행채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물 은행채(AAA) 금리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급등해 10월 16일 7.98%까지 오른 뒤 이달 5일 7.56%까지 떨어진 상태다. 국고채 3년물과 은행채 3년물의 금리 스프레드(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3.35%포인트나 됐던 금리 격차는 이달 3일 3.06%포인트, 4일 3.00%포인트, 5일 2.97%포인트로 좁혀드는 추세다.
SC제일은행이 최근 실시한 바이백(buy-back·이미 발행한 은행채를 다시 사들이는 것)이 미달로 끝난 것과 관련해 채권 전문가들은 은행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확인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SC제일은행은 1조 원 규모의 은행채 바이백을 실시했지만 1900억 원이 응찰해 1000억 원의 물량만 흡수됐다.
유진투자증권 김정호 상무는 “최근 정부의 지급보증으로 은행채에 대한 안전성이 많이 높아졌다”며 “향후 국고채와의 금리 격차가 더 줄어들면 금리 하락에 따른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은행채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해당 은행 건전성지표 꼭 확인
은행채는 증권사를 통해 살 수 있다.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도 매입할 수 있다.
증권사마다 판매하는 채권의 종류와 금리가 다른 만큼 여러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채권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매입할 채권을 고르면 된다.
우리투자증권 김종석 용산지점 차장은 “금리 조건도 좋고, 특별히 투자금액에 제한도 없는 만큼 은행채에 투자할 만하다”며 “다만 매입 채권을 고를 땐 신용등급, 해당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꼭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건전성을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 지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이 있다. 이 중 BIS 비율은 통상 10%를 넘어야 우량은행으로 본다.
은행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은행채에 투자하는 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신용등급 AAA 이상인 국내 우량 은행채에 투자하는 펀드를 지난달 31일부터 판매 중이다.
하나대투증권도 시중 은행채에 투자하는 ‘플러스탑시드 은행채 채권투자신탁 펀드’를 지난달 28일 내놨다. 자산의 60% 이상을 시중 은행채에 투자하며 투자기간별로 3개월 이상인 1호, 6개월 이상인 2호 등 두 종류가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