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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3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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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재개발 이주 수요가 많은 강북권의 서민들은 여전히 전셋집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강남권 신규 아파트의 대량 입주로 통계로 나타나는 전세금은 크게 낮아졌지만 다세대 다가구 전셋집을 찾는 저소득층 서민들의 어려움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
뉴타운 지역 주변 11개구 2년새 평균 10%↑… “소형주택 공급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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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의 전세금이 떨어졌지만 저가의 전셋집을 찾는 서민들 처지에서는 여전히 비싸다”며 “정부는 도심의 소형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도권에 입주한 아파트는 서울 4만2693채를 비롯해 경기 6만8318채, 인천 1만4150채 등 총 12만5161채에 달한다. 이들 아파트 중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파크리오와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등 대규모 단지는 8월과 9월 초 입주를 시작했지만 전세 세입자를 찾지 못해 입주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의 전세금이 3.3m²(1평)당 1000만 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신규 아파트의 전세 거래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서울 강북권의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는 여전히 전셋집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왕십리 뉴타운 등 인근에 재개발 이주 수요가 많은 서울 중구 신당동의 다세대촌. 방 한 개짜리 빌라가 최근 몇 개월 사이에 2000만 원 이상 오르면서 7000여만 원을 넘어섰다. 매물도 거의 없어 웃돈을 주고서도 전셋집을 찾기 힘든 분위기다.
재개발 철거지역에서 살고 있는 이모 씨는 “직장을 계속 다니려면 서울에서 전세를 구해야 하는데 보증금 2500만 원으로는 들어갈 곳이 없고, 임대아파트도 2, 3년은 기다려야 한다”며 “전세 보증금은 터무니없이 올랐고 월급은 그대로이니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2년마다 이뤄지는 전세 재계약 기간을 고려하면 서울 강북권의 전세금은 더욱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최근 전세금은 2년 전에 비해 서울 중랑(17.80%) 동대문(15.45%) 노원구(15.71%) 등 전체 25개 구(區) 중 11구가 평균 10% 이상 올랐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차장은 “10월 들어 전세금 하락이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지적으로는 전세금이 오르고 있고, 연초 대비 기준으로 하락 지역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하락세라는 최근 통계를 근거로 저가 전세매물을 찾는다면 실망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 임대 아파트의 건립 비율이 축소되는 등 소형 주택 확보를 위한 정부의 대책은 소홀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300채 이상 재건축 단지에 ‘60m² 이하 가구 20%, 60m² 초과∼85m² 이하 가구 40%’를 반드시 넣도록 한 소형주택 의무비율과 임대주택 의무건설 조항을 완화하거나 폐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보금자리 주택 등 서민용 주택 건립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의 장기전세를 포함해 도심 내의 서민 주택 공급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