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예언 구슬’ 바꿀 때 됐나?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파생상품 투자했다가 큰 손실 내고 자금 묶여

WSJ “세계증시 너무 낙관해 성급하게 나서”

“이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도 (예언할 때 쓰는) 수정 구슬을 새것으로 바꿔야 할 때가 됐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 위기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질 조짐이 보이자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고 말한 버크셔해서웨이의 버핏 회장이 이번에는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현인조차 정확한 (투자)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버핏 회장의 ‘성급함’과 함께 버핏 회장이 투자한 두 건의 파생상품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 회장이 신용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했다 큰 손실을 봤고 장기 옵션 파생상품에 투자해 자금이 묶였다는 것.

이 신문은 “신용시장이 계속 나빠져 버핏이 투자한 CDS의 손실은 3분기(7∼9월)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 옵션에 투자한 것에 대해서도 한참 뒤에 수익을 낼지는 몰라도 당장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가 세계 주식시장의 전망을 너무 낙관적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기다렸다면 더 좋은 시기에 투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 경제뉴스 전문방송인 CNBC도 이날 “버핏 같은 억만장자들은 지금 주식에 돈을 묻어 놓고 수익이 날 때까지 계속 기다릴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앞서 버핏 회장은 뉴욕타임스(17일자)에 “지금 미국 주식을 사라. 나는 산다. 다른 투자자가 두려워할 때 욕심을 부려야 한다”는 글을 기고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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