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러닝센터 ‘인사이트 스쿨’ 가보니

  • 입력 2008년 10월 7일 02시 56분


1일 경기 평택시 진위면 LG전자 러닝센터에서 ‘인사이트 스쿨’ 2기 과정에 참가한 김상태 차장, 권준혁 김용현 대리(왼쪽부터)가 새로운 냉장고 콘셉트를 기획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책상 위에 가득 펼쳐져 있다. 사진 제공 LG전자
1일 경기 평택시 진위면 LG전자 러닝센터에서 ‘인사이트 스쿨’ 2기 과정에 참가한 김상태 차장, 권준혁 김용현 대리(왼쪽부터)가 새로운 냉장고 콘셉트를 기획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책상 위에 가득 펼쳐져 있다. 사진 제공 LG전자
무질서 속의 창의로 고객만족 싹 틔운다

“고객가치를 상품에 반영”

마케팅전사 사내 양성소

가정방문-상품기획 체험

기발한 아이디어 쏟아져

글씨를 휘갈겨 쓴 A4 용지가 덕지덕지 붙은 벽면. 음료수와 잡지가 어지럽게 널린 책상. 그림을 그리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는 사람 등 모두 제각각이다.

최근 기자가 찾은 경기 평택시 진위면 LG전자 러닝센터 ‘인사이트 스쿨(Insight School)’의 첫인상은 ‘무질서 속의 자유로운 창의’였다.

교육 담당자인 러닝센터 천보영 과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다양한 외부 자극과 자유로운 환경에서만 나올 수 있다”며 “수업 중에 장난감이나 레크리에이션 등을 동원해 창의적인 생각을 돕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자사(自社)의 ‘마케팅 칼리지’ 내에 설치한 인사이트 스쿨은 “고객가치를 상품에 반영하라”는 기치 아래 마련된 사내(社內) 교육 과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남용 부회장이 사령탑에 오르면서 제조회사에서 마케팅 회사로의 변신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이곳은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마케팅 역량을 키우기 위한 LG전자의 야심 찬 인력양성 공간인 셈이다.

인사이트 스쿨은 7월 1기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9월 29일∼10월 1일 사실상 첫 공식과정으로 14명을 교육했다.

주로 LG전자 마케팅팀에서 상품기획 실무를 맡고 있는 수강생들은 이 교육과정에서 3, 4명씩 팀으로 나눠 고객의 요구가 가장 잘 반영된 상품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과정을 A부터 Z까지 경험했다.

수강생들은 먼저 리서치회사 인턴사원으로 가장한 채 인근 가정을 찾아 3시간 가까이 고객 관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미디어본부의 김상태(38) 차장, 권준혁(32) 김용현(32) 대리로 이뤄진 1팀은 “수납공간이 부족하다” “계란을 넣어둘 경우 위생 문제가 걱정된다” “아래쪽 야채칸 이용이 불편하다” 등 냉장고에 대한 고객의 불만사항을 꼼꼼히 체크했다.

이 팀은 토론을 통해 모두 16개의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이를 바탕으로 ‘EZ도어 냉장고’ ‘쑥쑥 쏙쏙 냉장고’ ‘안심 냉장고’ 등 세 가지 상품 콘셉트를 제출했다.

김 차장은 이 교육에 대해 “고객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어떻게 상품화하는지를 배우는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팀에서는 주변 소음을 측정한 뒤 최적의 ‘홈시어터’ 음향 수준을 알려주는 ‘사운드체크(Sound Check)’와 PC, 게임기, DVD플레이어 등 TV 연동 디지털 기기들을 모두 연결하는 ‘브리지 펑크션(Bridge Function)’ 등의 상품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실무교육 강사인 박미영 인사이트마케팅팀 책임연구원은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려면 설문조사 등 수치를 다루는 정량(定量) 조사 외에도 고객 관찰 등 정성(定性) 조사가 필수”라며 “인사이트 스쿨은 수강생들이 가정 방문에서 상품 기획까지 스스로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평택=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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