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전체 수출의 20% 차지하는 제약사의 성공비결은

  • 입력 2008년 10월 1일 02시 57분


스웨덴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의 세계 13개 연구센터 중 원조 격인 묄른달 연구개발센터 전경.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남쪽에 위치해 있다. 사진 제공 아스트라제네카
스웨덴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의 세계 13개 연구센터 중 원조 격인 묄른달 연구개발센터 전경.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남쪽에 위치해 있다. 사진 제공 아스트라제네카
R&D에 하루평균 127억원 투자 ‘약효’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남쪽에 위치한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사(社)의 묄른달 연구개발(R&D)센터. 5만여 m²(약 1만5000평)의 터에 들어선 이 R&D센터에서는 2575명의 연구진이 소화기와 순환기 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고 있었다. 까다로운 보안 절차를 거쳐 들어선 건물 내부에는 최첨단 장비를 갖춘 연구실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연구원들이 실험과 토론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인구 900만 명의 스웨덴은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가 넘는 ‘부자 나라’이다. 그런 스웨덴의 연간 수출액의 20%가량을 담당하며 국민기업으로 사랑 받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성공에는 대규모 R&D 투자와 긴밀한 산학정(産學政)협력이 자리 잡고 있었다.

○ 국내외 13개 R&D센터 운영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자동차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알약 생산 공장. 21만여 m²에 이르는 이 공장은 알약 생산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1년에 100억 개가 넘는 알약과 캡슐이 생산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50여 개 제품 중 지난해 넥시움 하나만 52억 달러(약 6조1880억 원)어치가 팔렸다.

이 공장에서 1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기업 도시 쇠데르텔리에.

‘아스트라제네카 타운’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7000여 명에 이르는 아스트라제네카 직원이 살고 있다. 부근에 이 회사의 R&D센터와 3개의 생산 시설, 마케팅 부문, 스웨덴 지역 행정 본부 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R&D센터에서는 1500여 명의 연구진이 임상시험과 화학 및 독성 물질 관련 의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 R&D센터 본사의 안네샤를로테 크눗손 대외관계 부사장은 “쇠데르텔리에의 R&D 센터는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화된 생명공학 연구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주로 정신신경계와 마취제 관련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스웨덴 3곳을 비롯해 전 세계 13개 R&D센터를 통해 연간 투자하는 R&D 비용은 총 39억 달러. 연간 매출액의 15% 수준이다. 하루 평균 약 1068만 달러(127억 원)를 R&D에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의 연간 투자규모는 한국의 매출 상위 10위권 제약기업의 연간 평균 R&D 투자비와 맞먹는 규모다.

○ 산학정 협력이 성공의 원동력

인구가 적고 인건비가 비싼 스웨덴이 제약산업에서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한 데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기업과 대학, 정부의 협력이 자리 잡고 있다. 스베르케르 융할 아스트라제네카 묄른달 R&D센터 부회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전체 연구 인력 1만2000명 중 20%는 다른 국가에서 영입된 인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웨덴은 정부 기관인 기술혁신청에서 R&D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대학이나 국립 연구기관은 물론 민간 연구기관의 활동 전반을 관리해 산학정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만 해도 스웨덴 내 3개 도시에 대규모 연구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 지역 대학 연구소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투자해 공동연구를 진행한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대학)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공동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이 대학의 연구자만 해도 9명에 이른다.

예테보리=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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