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 품격… 국산 대형세단 ‘명품 진화’

  • 입력 2008년 9월 5일 03시 04분


GM대우 베리타스 공개… 현대 VI 내년 출시

신기술 적용 성능 보강 “수입차와 경쟁 자신”

고(高)유가 상황 속에서도 국산 대형 고급 세단들이 화려하게 변신하며 수입차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럭셔리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던 수입 대형 세단에 맞서기 위해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대형 세단들의 성능을 높이고 첨단 장치를 보강한 신(新)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다.

GM대우자동차는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GM 본사와 공동 개발한 대형 세단 ‘베리타스’를 공개했다.

베리타스는 지난해 3월 국내 판매가 중단된 ‘스테이츠맨’의 후속이지만 획기적으로 변해 GM대우차의 새로운 역사를 열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날 릭 라벨 GM대우차 부사장은 “한국 대형 세단 시장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요가 있다”며 “BMW의 5시리즈, 현대차의 ‘제네시스’,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등이 경쟁 대상”이라고 말했다.

베리타스는 한국 대형 세단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내부 공간을 최대화했다. 3.6L 엔진을 단 이 모델을 옵션에 따라 4600만∼5700만 원에 판매함으로써 경쟁 차종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체어맨’으로 국내 대형 세단 시장의 한 축을 이끌었던 쌍용차도 이에 질 수 없다는 반응이다. 5.0L와 3.6L 모델만 있던 ‘체어맨W’에 이달부터 3.2L 모델이 추가됐다. 쌍용차는 1억 원을 넘었던 기존 모델의 절반 수준인 5100만∼5490만 원으로 판매해 좀 더 넓은 고객층을 잡겠다는 목표다.

내년 초에는 대형 세단의 베스트셀러인 현대자동차 ‘VI’가 나온다. 현대차는 최첨단 안전장치들을 미리 소개하는 등 ‘품격’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리세이프 시트벨트’ 기능은 위험한 순간 직전에 안전띠를 잡아당겨 승객을 보호한다. ‘차선이탈감지시스템’은 중앙선을 침범할 때 경보음을 울려 사고를 예방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수입차들에 맞서 국산차도 ‘럭셔리 대형 세단’으로 승부를 걸기 시작했다”며 “VI는 기존 국내 대형차의 품격을 훌쩍 넘어서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와도 맞붙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은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최근 신기술을 많이 개발함에 따라 대형 세단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성공하더라도 국제적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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