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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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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회장 “은행-비은행 안가리고 인수 검토”
국민은행이 중심이 된 ‘KB금융지주’가 29일 출범한다.
신한, 우리,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은행 중심의 4번째 금융지주회사, 규모로는 2위의 금융지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지주사 전환 성공 소식으로 이날 국민은행 주가는 급등해 전날보다 2700원(5.03%) 오른 5만6400원으로 마감했다.
○ 3두 체제로 운영될 예정
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15%에 미치지 않아 지주사 전환에 사실상 성공했다. 행사 비율은 5일 공시된다.
국민은행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들에게 26일 대금을 지급하고 29일 주식 이전을 한 뒤 KB금융지주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전산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223조 원으로 우리금융지주(249조6000억 원)에 이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2위.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 KB부동산신탁, KB창업투자, KB신용정보, KB데이타시스템, KB자산운용, KB선물, KB투자증권을 자회사로, KB생명을 손자회사(국민은행의 자회사)로 둔 금융그룹의 형태를 갖췄다.
KB금융지주는 황영기 회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김중회 지주회사 사장의 3두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황 회장이 ‘비은행부문 BU(비즈니스유닛)장’을 겸임해 증권 및 보험 분야를 총괄하고 강 행장이 ‘은행 BU장’을 맡아 국민은행을, 김 사장은 ‘코퍼릿센터장’을 맡아 지주회사의 재무 인사 홍보 등을 책임질 예정이다.
○ 금융권에 인수합병(M&A) 바람 거세질 듯
황 회장은 이날 ‘M&A를 통한 비(非)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지주사 전환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며, 나에게 주어진 임무도 바로 그것”이라면서 “증권사를 포함해 은행, 비은행을 가리지 않고 M&A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증권 및 보험 분야를 보강하기 위한 M&A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 M&A 바람이 다시 거세지고 금융지주회사들의 비은행 부문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박정현 연구원은 “이러한 M&A 전략이 앞으로의 주가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출범으로 국민은행의 자산운용, 펀드판매 부문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 은행에 비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절반 수준인 국민은행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계열사 상품 판매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