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석 없이 선착순으로 자리 선택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 ‘진에어’가 17일 첫 취항을 해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진에어는 이 비행기 한 대로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4회 왕복 운항한다. 제주=연합뉴스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 ‘진에어’가 17일 첫 취항을 해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진에어는 이 비행기 한 대로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4회 왕복 운항한다. 제주=연합뉴스
‘진에어’ 서울~제주 첫 취항… 국내 저가항공 3개社 본격 경쟁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공항 국내선 9번 탑승구.

탑승 시간 10분 전부터 10여 명의 승객이 탑승구 앞에 줄을 섰다. 탑승 시간이 되자 ‘우선 탑승’이라고 적힌 피켓을 두 손 높이 든 남자 승무원이 탑승구 주변을 오가며 선착순 탑승을 알렸다. 승무원은 모두 연둣빛 모자를 쓰고 청바지, 반팔 티셔츠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뛰었다.

승객들은 선착순으로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 ‘진에어’의 첫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에서도 같은 옷차림의 승무원들이 발랄하게 승객을 맞았다.

“A와 C구역은 파란색 좌석, B구역은 빨간색 좌석입니다.”

제주행 B737-800 비행기에 오르자 ‘지니’(진에어 승무원의 애칭)들은 좌석번호 대신 구역만 안내했다. 승객은 자기 티켓에 적힌 구역에서 선착순으로 좌석을 선택해 앉았다.

이진우 진에어 영업지원팀장은 “안전 운항을 위해 비행기 앞쪽부터 A, B, C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로 선착순 탑승을 실시한다”며 “발권업무가 줄어 실용적이고 승객이 앞 다퉈 탑승해 정시 출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이날 첫 비행을 한 항공기 한 대로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에 4회 왕복 운항한다.

국내 선두 항공업체인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업이 시작되면서 저가항공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국제선 시장 수요를 잡으려는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노선에 대한 수요가 많고 기존 항공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내년 9월 동남아 중국 일본 등에 취항을 준비 중이다. 국내 저가항공사로서는 제주항공이 이달 처음 제주∼히로시마 노선에 취항했다. 한성항공도 올해 말 국제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유가 상황 속에 저가항공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대해 김재건 진에어 대표이사는 “저가항공사도 고유가 부담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9월경엔 유류할증료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진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저가항공사의 발전으로 국내 항공운송사업이 진화하겠지만 자금력과 경영능력으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진에어, 내년 9월 국제선도 진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뗀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