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 기업들 군살 확 빼자 고강도 구조조정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대상그룹 사료사업 매각… 화장품-커피사업도 정리 예상

롯데, 적자 행진 ‘T.G.I’ 매각 검토… 두산 주류 포기설도

인수합병(M&A)으로 몸집 불리기에 주력해온 식품·유통기업들이 부진한 국내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13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상그룹은 올해 들어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상은 최근 축산물 가공과 사료사업부문을 하림에 매각했다. 오뚜기와 CJ제일제당에 밀려 고전 중인 즉석 자장과 카레 등 레토르트 식품은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UTC 인베스트먼트는 타일제조회사인 동서산업을 매각했다.

2006년 나드리화장품과 두산의 식품사업부문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대상은 앞으로도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종합식품과 건강식품, 전분당, 바이오 등 핵심사업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실적이 부진하거나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나드리화장품과 커피가맹점 사업인 로즈버드 등이 추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패밀리 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스’를 운영하는 푸드스타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푸드스타는 12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2004년 이후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그룹 내에서도 ‘애물단지’다.

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유통업과 식품제조업, 금융업, 화학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수익이 나지 않는 외식사업은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때 외식업계 1위였던 T.G.I.프라이데이스는 현재 후발주자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VIPS에 자리를 내주고 업계 3위에 머물러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두산그룹의 주류사업 매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위스키 브랜드 윈저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가 전통주 회사인 배상면주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한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두산과 디아지오코리아 양측 모두 관련설을 부인했다.

기린과 바이더웨이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 가격에 대한 의견차로 아직 마땅한 인수기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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