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jour France]“명품의 나라 사로잡자” 자존심 건 승부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LG전자가 프랑스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 ‘스칼렛’과 스팀 드럼세탁기, 초콜릿폰에 이어 뷰티폰, 시크릿폰 등이 성공을 거두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LG전자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최근 3위로 올라섰으며 3년간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에 최근 소개된 LG전자 기사 내용이다.

프랑스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LG전자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3월 현재 프랑스에 법인을 설립한 한국기업은 109개.

LG전자는 프랑스에서 2006년부터 매년 32%라는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매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터치스크린폰, 양문형 냉장고, 7kg 이상의 대형세탁기 및 디지털 스토리지가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다. 37인치 LCD TV가 2위,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와 전자레인지, 상업용 에어컨 등이 3위를 차지하는 등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르 피가로는 LG전자가 약진하는 이유에 대해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 차별화된 마케팅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우수한 임직원들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프랑스법인은 고객 성향에 따라 프랑스 소비자를 구분해 이 중 디자인과 기술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집단을 주요 타깃으로 정했다. 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혁신적인 제품을 제때 시장에 내놓아 LG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다졌다.

프랑스 법인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상무인 에릭 쉬흐데즈 씨는 “LG 브랜드가 프랑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세련된 디자인과 최고의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프랑스 소비자들에게 심어준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약진도 눈에 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 9월 샤르트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미(美)의 본고장인 프랑스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1997년 4월 ‘롤리타 렘피카’를 선보이면서 까다로운 프랑스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롤리타 렘피카’는 기존의 획일적이고 전통적인 향수들과 다른 여성적이고 환상적인 향취와 용기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제품을 내놓은 지 8개월 만에 1% 가까운 시장점유율로 프랑스향수 시장에 자리 잡았다. ‘롤리타 렘피카’는 프랑스에서 1650여 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등 수많은 향수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프랑스 향수시장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은 2004년 4월 샤르트르의 3만여 평 대지 위에 초현대식 설비를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미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 기지를 만든 것이다.

2006년 봄에는 두 번째 향수 ‘롤리타 렘피카 엘(L)’이 나왔다. 이 제품은 2006년 한 해 동안 18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대표이사는 프랑스 뷰티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9월 파리 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2006년 7월에는 한국 프랑스 양국 간 경제협력과 우호증진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국가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가 유럽 전략형 차종으로 개발한 i30도 최근 프랑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i30 왜건의 경우 6월 프랑스 판매 목표였던 73대를 훨씬 웃도는 332대가 팔렸다. 클릭과 i10도 원래 목표치를 30% 정도 웃도는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밀려드는 수요를 맞추지 못해 물량이 없어서 못 팔고 있다. 6월 말 현재 프랑스 현지에서 주문을 받고도 인도하지 못한 차량이 1000여 대에 이른다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i30, 클릭, i10 등은 상품 콘셉트를 잡을 때부터 공략대상을 ‘작고 효율적인 차’를 원하는 유럽 및 신흥시장의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며 “아직 프랑스 시장 전체 판매율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꾸준하게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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