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손보 ‘1人 설계사’ 시대… 편한만큼 ‘불완전 판매’ 조

  • 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23분


■ 내달 30일 ‘교차판매 모집제도’ 시행

다음 달 30일 ‘교차판매 모집제도’가 시행되면 보험 고객은 한 명의 보험설계사에게서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의 상품에 모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고객은 설계사 한 명을 만나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설계사가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구매를 권하는 ‘불완전 판매’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국내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명 중 4명 이상이 이 제도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 중 50%는 “불완전 판매가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교차판매로 인해 불완전 판매가 늘 것”이라며 “보험사들도 이 제도 시행에 앞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보험에 가입하기 전 각 상품을 더 잘 알고 있어야 불완전 판매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 변액보험 등 가입 때 특히 조심해야

보험연구원 설문에서 손보사 설계사들이 교차판매가 시작된 이후 가장 팔고 싶어 하는 상품으로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생보사의 변액보험이 꼽혔다. 하지만 이 상품은 구성이 복잡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상품.

불완전 판매를 피하려면 가입자는 자신이 내는 변액보험 보험료 중 펀드에 투자돼 운영되는 금액의 비율이 얼마인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보험료에는 실제 사고가 났을 때 보험금으로 쓰일 ‘위험보험료’와 설계사 모집수당, 보험계약 관리 등에 필요한 ‘사업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 비용은 펀드에 투자되지 않는다. 보험료에서 투자되는 액수는 보험회사가 주는 ‘해약환급금 예시표’나 ‘보험계약관리내용’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험료 납입이 자유로운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가입하면서 ‘의무납입 기간 동안만 보험료를 내면 된다’는 설명에 보험료를 계속 내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보험이 해지될 수 있다.

이 상품은 가입 후 반드시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기간 이후엔 보험료를 잠시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보험료를 내지 않는 동안에도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는 계속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 비용을 충당할 적립 보험료가 모자라게 되면 보험 계약이 해지된다.

또 광고나 안내자료 등에서 보여주는 변액보험 펀드의 과거 수익률은 앞으로도 그만큼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게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 중복 가입 피해야

실손보상형 의료보험은 가입자가 병원에 낸 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민영의료보험 상품이다. 이 상품은 손보사가 주로 팔지만 생보사도 판매하고 있다. 손보사의 상품은 치료비의 100%를, 생보사 상품은 80%를 각각 보상해준다.

실손형 보험은 여러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실제 본인이 부담한 의료비만 보상받을 수 있다. 손보사 두 곳에서 실손형 상품에 가입한 사람이 입원 치료비로 500만 원이 나왔다면 두 보험사가 250만 원씩 지급한다. 손보사 한 곳에만 가입한 사람은 한 곳에서 500만 원 전액을 받는다.

따라서 실손형 상품은 이중, 삼중으로 가입해 봐야 보험료만 많이 드는 만큼 중복을 피해야 한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 홈페이지에서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1∼5년 일정 기간을 주기로 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되는 갱신형 상품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갱신형인 경우 가입자 연령 증가, 의료수가 상승, 질병발병률 상승 등에 따라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다. 또 지급된 총보험금이 일정 금액을 넘기면 갱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 “건강한데 할인해 달라” 요구하라

생보사의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에는 보험 대상자가 비흡연자이거나 혈압, 체격 등이 일정 조건에 맞으면 ‘건강체(우량체) 할인특약’에 들 수 있지만 이를 잘 모르고 가입하는 사람이 많다.

‘무심사보험’은 별도의 심사절차 없이 무조건 가입되는 보험이지만 보험료가 보통 일반 종신, 정기보험의 2배가 넘는다. 따라서 건강한 계약자는 일반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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